[money] 1등칸엔 미국·일본… 꼬리칸엔 중국·인도

해외 펀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2007년 해외 펀드 열풍을 이끌었던 중국 펀드와 브릭스(BRICs·중국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는 지고 미국·유럽·일본 펀드가 뜨고 있다.

해외 펀드 삼총사로 새롭게 떠오르는 이 펀드들은 올해 쾌속 질주 중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20%를 넘어섰고 자금도 몰리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펀드 뜨고

4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들어 해외 펀드의 지역별 수익률을 조사해본 결과 일본 펀드의 수익률이 34.6%로 가장 높았다. 미국이 포함된 북미 펀드는 27.3%로 뒤를 이었고 유럽 펀드도 17.6%를 기록했다. 3년 수익률도 일본 펀드가 47.5%, 북미와 유럽 펀드가 각각 39.4%, 33.6%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2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이 기간 6조원이 넘는 돈이 펀드에서 이탈했지만 최근 3개월간 유럽 펀드와 북미 펀드에는 각각 980억원, 293억원이 들어왔다. 올 들어선 일본 펀드에 1516억원이 들어와 해외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개별 펀드별로 올 들어 수익률을 보면 일본 펀드 중에서는 '한화재팬코아증권투자신탁1[주식]'이 42.7%, '우리일본Small Cap증권투자신탁1[주식]'이 42.1%로 4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미국 펀드 중에서는 'KB미국소형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31.7%),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운용)'(30.8%)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주식)'(25.5%), 'JP모간유럽대표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25.2%) 등은 유럽 펀드 중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브릭스 펀드 지고

국내에 해외 펀드 열풍이 불던 2007년 중국 펀드와 브릭스 펀드는 가장 인기가 좋았다. 너도나도 은행과 증권사를 찾아 중국 펀드, 브릭스 펀드를 외쳤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중국 펀드와 브릭스 펀드의 규모는 반 토막이 났다. 이 펀드들의 3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브릭스 펀드가 8.1%, 홍콩H주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가 9.6%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을 조금씩 회복하자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간 9339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올 들어 2조365억원이 유출됐다. 브릭스 펀드에서도 올 들어 1조5001억원이 빠져나갔다.

대표적인 중국 펀드인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2[주식](종류)'는 올 들어 4055억원이 순유출돼 개별 해외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브릭스 펀드인 '슈로더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A-1(주식)'에서도 3151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2007년 이후 부진했던 수익에 지친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조금만 회복해도 미련 없이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유럽 '맑음'…일본 '글쎄'

전문가들은 당분간 선진국 펀드의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동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은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고 고용 부문이 최악의 국면을 탈피하면서 주가도 더 오를 것으로 본다"며 "유럽도 속도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펀드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측면이 있었다"며 "일본 무역수지는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계속 높아지는 등 실물 지표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