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종합상사로 변신 중
입력 : 2013.11.06 22:09
中企 수출 대행 등 수출입 업무 위주로
- 종합상사 출신 대거 영입
전담 자회사 세우는 등 무역회사처럼 운영
홈쇼핑 시장 포화상태… 해외에서 돌파구 찾아
썬라이즈는 냉장고용 밀폐 용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중국 시장에 독자 진출했지만 값싼 중국산 '카피(copy)' 제품(비슷한 제품)이 나오면서 고전해 철수했다. 그 이후론 수출 관련 부서나 인력을 운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 담당 직원 1명도 없이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 컨테이너 40대 분량의 밀폐 용기를 수출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와 태국으로도 수출한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중간에 홈쇼핑업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홈쇼핑업체인 GS샵은 지난해 "우리가 수출 관련 업무를 대신 해줄 테니 중국에 고급 밀폐 용기를 팔아보자"고 제안했다. 썬라이즈의 제품이 해외시장에도 통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GS샵은 각종 통관과 인허가, 수출 서류 등록, 관세 관련 업무를 대신 했다. 썬라이즈 창고에서 제품을 받아 인천항으로 이동시킨 뒤 컨테이너에 선적하는 물류 업무뿐 아니라 중국 당국이 필요로 하는 필수 표시 사항도 포장에 표기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톈진(天津) 신항에 도착한 수출 물량에 대해 중국 당국이 "전량 검사를 하겠다"며 수입을 허락하지 않았을 때는 GS샵 중국 주재원이 추가 서류와 인증, 비용 등을 해결해 수입 허가를 받아냈다. 이렇게 수출한 물량을 GS샵은 베이징(北京) 후이마이(惠買)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수출부터 유통 채널까지 대행한 것이다.
썬라이즈 김요한 회장은 "중국 실적이 좋아서 터키와 인도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에 직원을 파견하거나 별도의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제품을 수출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다.
홈쇼핑업체들이 수출입 업무를 위주로 하는 '종합상사'로 변신하고 있다. TV에서 물건을 파는 데서 나아가 중소기업 등의 수출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해외 제품 판매권을 들여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유통을 담당하는 식이다. 종합상사 출신 인력을 충원하고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종합상사 출신 인력 영입
GS샵은 크게 국내 홈쇼핑 사업을 진행하는 영업본부와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업본부로 나뉜다. 현재 해외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은 56명으로, TV 홈쇼핑 방송 PD 숫자(58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20여명은 종합상사나 제조업체 수출부서에 근무하다 영입된 직원이다. 글로벌 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조성구 전무도 LG상사 출신이다. 조 전무는 "지난해 해외상품사업부를 신설해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기능을 강화했다"며 "이 사업부는 웬만한 무역회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패션·화장품·가전 등 상품군별로 해당 국가를 전담하는 담당자가 지정돼 있다"고 말했다.
썬라이즈 김요한 회장은 "중국 실적이 좋아서 터키와 인도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에 직원을 파견하거나 별도의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제품을 수출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다.
홈쇼핑업체들이 수출입 업무를 위주로 하는 '종합상사'로 변신하고 있다. TV에서 물건을 파는 데서 나아가 중소기업 등의 수출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해외 제품 판매권을 들여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유통을 담당하는 식이다. 종합상사 출신 인력을 충원하고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종합상사 출신 인력 영입
GS샵은 크게 국내 홈쇼핑 사업을 진행하는 영업본부와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업본부로 나뉜다. 현재 해외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은 56명으로, TV 홈쇼핑 방송 PD 숫자(58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20여명은 종합상사나 제조업체 수출부서에 근무하다 영입된 직원이다. 글로벌 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조성구 전무도 LG상사 출신이다. 조 전무는 "지난해 해외상품사업부를 신설해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기능을 강화했다"며 "이 사업부는 웬만한 무역회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패션·화장품·가전 등 상품군별로 해당 국가를 전담하는 담당자가 지정돼 있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은 아예 상품 수출·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CJ IMC를 만들었다. 2008년 2명으로 시작된 조직은 현재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베트남, 태국, 터키에도 법인을 세우며 95명으로 확대됐다.
◇수출 대행 '풀 서비스'
홈쇼핑 업체들이 종합상사 역할에 적극적인 이유는 국내 홈쇼핑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수준도 기존의 종합상사 못지않다.
GS샵의 경우 올해 '수출입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환과 통관·선적·비용 관리 등 수출입 과정의 모든 업무를 전산화했다. 중소기업이 해외 판매를 의뢰할 경우 모든 수출 업무를 대행해주기 위해서다. 허태수 사장은 "중소기업 직원이 비행기 한번 타지 않고 수출할 수 있도록 만들자"고 강조할 정도다. 예컨대 화장품의 경우 원료 유해성 검토, 의류와 섬유는 조성률 표시를 붙이는 것까지 대신해준다. 조성구 전무는 "이 시스템으로 해외에서 판매된 한국 상품 매출이 2000억원에 달한다"며 "GS샵이 지난해 500만불 수출탑을 받은 데 이어 올해 1000만불 수출탑을 받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원하는 중소기업은 GS샵에 신청을 하면 된다. GS샵은 이후 시장성과 품질, 해외 현지 상황, 가격 등을 검토한 뒤 관련 제품을 주문한다. 이후 선적부터 해외 판매와 배송까지 모두 GS샵이 관할한다. GS샵은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해외 합작 법인이 판매 이윤을 남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수출 업무를 담당할 '뉴비즈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쇼핑몰인 이베이를 통해 112개국에 6000여개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에서는 중고 삼성 갤럭시S3 등 IT 기기가 잘 팔리고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한류 열풍을 타고 400달러짜리 노래방 기계가 인기다. 박경택 상무는 "연말에 모든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우수 상품을 선별해 현지화 작업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 대행 '풀 서비스'
홈쇼핑 업체들이 종합상사 역할에 적극적인 이유는 국내 홈쇼핑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수준도 기존의 종합상사 못지않다.
GS샵의 경우 올해 '수출입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환과 통관·선적·비용 관리 등 수출입 과정의 모든 업무를 전산화했다. 중소기업이 해외 판매를 의뢰할 경우 모든 수출 업무를 대행해주기 위해서다. 허태수 사장은 "중소기업 직원이 비행기 한번 타지 않고 수출할 수 있도록 만들자"고 강조할 정도다. 예컨대 화장품의 경우 원료 유해성 검토, 의류와 섬유는 조성률 표시를 붙이는 것까지 대신해준다. 조성구 전무는 "이 시스템으로 해외에서 판매된 한국 상품 매출이 2000억원에 달한다"며 "GS샵이 지난해 500만불 수출탑을 받은 데 이어 올해 1000만불 수출탑을 받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원하는 중소기업은 GS샵에 신청을 하면 된다. GS샵은 이후 시장성과 품질, 해외 현지 상황, 가격 등을 검토한 뒤 관련 제품을 주문한다. 이후 선적부터 해외 판매와 배송까지 모두 GS샵이 관할한다. GS샵은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해외 합작 법인이 판매 이윤을 남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수출 업무를 담당할 '뉴비즈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쇼핑몰인 이베이를 통해 112개국에 6000여개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에서는 중고 삼성 갤럭시S3 등 IT 기기가 잘 팔리고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한류 열풍을 타고 400달러짜리 노래방 기계가 인기다. 박경택 상무는 "연말에 모든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우수 상품을 선별해 현지화 작업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