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와 상속세, 어떤 게 유리할까
Q 생전에 재산을 가족에게 미리 증여하면서 '증여세'를 내는 게 유리한가요, 아니면 재산을 계속 갖고 있다가 사망 이후에 '상속세'를 내는 게 유리한가요.
A 상속세와 증여세는 10~50%의 5단계 초과누진세율이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재산 규모 등에 따라 실제 과세되는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통상 고액 자산가가 아니라면 상속세만 내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사망하고 상속재산이 10억원에 미달한다면 일괄 공제 5억원에 배우자 공제 5억원을 감안할 때 납부할 상속세액이 없게 됩니다. 굳이 사전 증여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사전 증여를 선택하는 이유는 증여세는 증여 받은 재산을 수증자별로 과세함으로써 전체 상속재산을 하나의 단위로 과세하는 상속세보다 낮은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액 자산가일수록 사전 증여를 통한 절세 효과가 크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이때도 사전 증여의 시점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상속 개시 전 10년(손주나 며느리 등 상속인 외의 자는 5년) 이내에 증여 받은 자산은 상속재산에 다시 가산되고 상속 공제 한도가 줄어들어 오히려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성인 자녀 3명에게 10억원씩 전 재산을 사전 증여하고 10년 이내에 사망한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수증자인 자녀들은 우선 사전 증여에 따라 총 6억9300만원(2억 3100만원×3명)의 증여세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10년 이내에 사망했기 때문에 자녀들은 상속재산 가산에 의해 3억47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합니다. 이는 총 10억4000만원의 세 부담으로, 사전 증여 없이 전부 상속했을 때 부담하는 상속세 8억4000만원보다 오히려 2억원의 세 부담이 늘어납니다. 따라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사전 증여를 하려면 최소 사망하기 10년 전에 미리 분산해 증여하는 것이 절세 면에서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