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도 조세현도 보고갔다, 이 사진전

연예인들이 말도 없이 다녀간다. 디자이너·건축가·셰프 같은 예술가들이 먼저 찾는다.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조선일보 주최로 열리고 있는 '마리오 테스티노: 은밀한 시선'. 세계 최고의 패션 사진가로 불리는 마리오 테스티노(Testino·59)의 대표작 86점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사진 전시다. 레이디 가가·케이트 모스·마돈나·브래드 피트·데이비드 베컴 같은 유명 인사들의 인물 사진, 구찌·베르사체와 손잡고 찍은 화보,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 윌리엄·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부부 등 영국 왕실 가문의 초상 사진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엔 18일째(휴관일 제외)인 6일까지 1만8000여명이 다녀갔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엔 관람객 3000여명이 몰렸다.

독특한 건 유명 인사들이 소문도 내지 않고 관람하고 가는 전시로도 소문이 자자하다는 점. 배우 클라라·고준희·김민준·이진욱, 모델 혜박·변정수 등이 전시를 관람했고,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디자이너 이상봉·고태용, 사진가 조세현, 건축가 임형남, 요리사 박찬일씨도 전시를 보고 다녀와 "놓치기 아까운 전시"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가 조세현씨는 "피사체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사진전"이라고 평했고,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는 "평소 그의 모든 사진 책을 소장할 정도로 팬이었다. 자연스럽고도 신비로운 사진을 만들어 내는 그의 카메라가 정말이지 놀랍다"고 말했다.

가수 마돈나, 배우 귀네스 팰트로,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을 담은 작품이 특히 인기가 많다. 디자인하우스 '마이웨딩' 이덕진 편집장은 "세상 모두가 아는 유명인들을 전혀 새로운 사람처럼 포착해냈다는 점이 놀랍고 그래서 관람하는 즐거움이 두 배였다"라고 했다. 패션사업가 강희재씨는 "귀네스 팰트로가 카메라 앞에서 무장해제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면서 짜릿했다"고 말했다.

모델 케이트 모스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사진처럼 테스티노 특유의 관능과 매혹을 뒤섞은 사진 앞에서 전율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건축가 임형남씨는 "성(性)과 속(俗)이 겹쳐지는 흥미로운 전시였다.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790-3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