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언제 낙엽 될지 모르는데… 불안한 걸음, 퇴직연금 펀드로

저금리 시대에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하면 원래 회사가 예금과 보험 등에 투자해 퇴직 후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는 확정급여형(DB)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내가 스스로 연금 적립금을 운용해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얻는 확정기여형(DC)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식과 채권을 섞은 퇴직연금 펀드로도 투자자들이 조금씩 몰리고 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펀드 몰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72조284억원으로 6월 말보다 1조5758억원(2.2%) 증가했다. 적립금이 매해 증가하며 지난 2011년 6월 말 36조원대와 비교해 최근 배 정도 늘었다. 퇴직연금 가입자 수는 463만5000명으로 전 분기 대비 6만1000명(1.3%) 늘었다.

퇴직연금은 크게 회사가 자금을 굴려 근로자가 퇴직한 뒤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확정급여(DB)형과 근로자가 적립금의 운용방법을 결정하는 확정기여(DC)형이 각각 70%, 20% 정도 차지하는데, 최근에는 확정기여형의 비중이 더 증가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현재 예금이나 보험 등에 투자하는 원리금보장상품이 92%(66조9216억원)에 달하고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상품이 6.1%(4조3885억원) 정도다. 실적배당형상품에서는 퇴직연금사업자들이 판매하는 퇴직연금펀드 등 확정기여형 상품 운용 비중이 21%(3조1501억원), 확정급여형 운용 비중이 1.3%(6762억원)를 차지하는데, 최근에는 이 확정기여형의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다. 퇴직연금 펀드는 가입자들이 돈을 어느 펀드에 넣을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선택 후에도 펀드를 갈아탈 수 있다. KB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가 계속되며 퇴직연금 가입자들도 금리가 낮아진 확정금리 상품에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펀드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펀드 클래스별 퇴직연금 펀드 설정액은 지난 8일 기준 4조2548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1202억원보다 36.3% 증가했다. 2010년 초에 1조원도 안 되던 설정액은 3년여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수익률 좋은 펀드 인기

최근 1년 전체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은 3%에 그치지만 2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7.9%, 11.4%를 기록 중이다. 5년 수익률은 50%에 육박한다. 특히 퇴직연금 펀드 중 일부 채권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이 좋고 자금 유입도 활발했다.

대개 주식과 채권에 각각 4대 6의 비율로 투자해 안정적이면서도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좇는다. 최근 3년간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는 수익률이 30%를 기록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과 'KB퇴직연금배당30증권K-1자투자신탁(채권혼합)'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도 23~25%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연초 이후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과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로는 각각 3826억원, 2515억원이 유입됐다.

최근에는 특히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삼성운용이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삼성퇴직연금N재팬40증권자투자신탁1(채권혼합)'의 수익률이 21%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4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종류C'와 '템플턴퇴직연금글로벌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등도 10~1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