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5년 만에 금융株 공매도 허용

14일부터 금융주에 대한 공(空)매도가 허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10월부터 금지된 이후 5년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모든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비(非)금융주에 대해서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공매도를 허용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으로, 특정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예상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떨어진 가격에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고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가 대규모로 이뤄지면,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서태종 자본시장국장은 "상장 주식 시가총액의 12%를 차지하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로 거래량 감소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주식시장의 상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공매도 금지를 풀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9352억원에 달했던 하루 평균 금융주 거래 대금은 공매도가 금지된 뒤 줄어들어 2010~2011년에는 7000억원대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3773억원으로 급락했다.

금융위는 공매도 허용과 함께 투기적 공매도 억제를 위해 대규모 공매도에 대한 공시 제도를 새로 도입기로 했다. 종목별 공매도 잔고가 발행 주식 총수의 0.5%를 넘는 투자자는 3일(휴일 제외) 이내에 본인의 인적 사항과 공매도 잔고 내역 등을 한국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공시해야 한다. 공시 이후 0.1% 이상 증감이 있거나, 0.5% 미만으로 하락시에도 공시를 해야 한다. 현재 이런 기준에 해당하는 투자자는 19개 기관 투자가라고 금융위는 밝혔다.

또 금융감독원에 공매도 잔고를 보고하는 제도도 개선된다. 현행 규정은 단순히 공매도 잔고가 종목별 발행 주식 총수의 0.01% 이상인 경우 보고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금액 기준이 추가된다. 기준(0.01%)에 상관없이 1억원 미만은 제외되고, 10억원 이상은 보고가 의무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