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가을을 담다

11월 초하루 한가로운 오후 3시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 두 명과 올림픽공원을 돌며 가을의 멋을 카메라에 담았다. 호수 주변의 나무가 온통 단풍으로 갈아입었다. 하늘엔 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감이 주저리 달려 붉게 익어가는 감나무 또한 정겨운 가을 풍경이 된다. 주변의 단풍나무도, 은행나무도 곱게 물들었다.

호수 언저리의 갈대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저녁 햇살에 은빛으로 빛난다. 호수가 잔잔히 흔들린다. 언덕의 고운 단풍 한두 잎 바람에 흩날리는 곱게 물든 가을이 호수 속에 빠졌다. 하늘을 날던 구름도 덩달아 잠수한다.

고운 장끼 한 마리 몽촌토성 자락 감나무 아래에 먹이를 쪼고 있다. 장끼가 밟는 낙엽이 바스락댄다. 꿩은 원래 인기척에 예민하다.

이곳의 장끼는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나 보다. 산책하던 사람들, 신기한 듯 스마트폰에 사진으로 담기에 바쁘다. 주변을 둘러싸도 장끼는 여유롭다. 먹이 찾기에 바쁘다. 자연 속에 노니는 장끼 한 마리 친구 되는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