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판 미키마우스, 돌고 돌아 처음 그 모습으로

올해로 여든다섯 살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쥐' 미키마우스가 소싯적에 가장 가까운 모습으로 7년 만에 컴백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부터, 한국에서는 이달 초부터 디즈니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2013년판 단편 시리즈 '미키마우스'다. 직전 작품인 '미키마우스 클럽하우스'(2006년)가 '뽀로로'처럼 미취학 어린이를 겨냥했다면, 2013년 시리즈는 어렸을 적 미키마우스 팬이었던 중·장년층을 포한한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새 시리즈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오히려 복고풍 물씬한 차림새. 검은 타원에 살짝 홈만 파낸 모양의 눈동자는 1928년 '증기선 윌리'로 첫 등장했을 때와 꼭 빼닮았다. 화려한 색감과 입체적 이미지의 1940~ 2000년대 디자인에서 탈피해, 펜으로 쓱쓱 그린 듯한 윤곽 처리에선 아날로그 정서가 물씬하다. 하지만 분위기는 훨씬 경쾌해졌다. 회당 3분30초짜리 에피소드 19편에서 쥐(미키·미니)와 오리(도널드·데이지) 커플은 통통 튀고 데굴데굴 구르고 약 올리고 심술궂게 웃는 슬랩스틱 연기를 선보인다.

제작·감독을 맡은 폴 루디시는 카툰네트워크의 '파워퍼프걸' '덱스터의 실험실' 같은 발랄하면서 다소 엽기적인 그림체의 명랑만화로 명성을 얻어온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패니코리아는 "탄생 초기 미키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이야기 구성과 속도는 현대적 감각을 가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