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금리 4%로 통일키로… 中小건설사 숨통

민간 건설사들이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을 때, 회사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같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 지원책이 시행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또 전세난 해결과 공공임대주택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주택기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담당해 왔는데, 앞으로는 별도의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을 만들고 이곳에 주택기금을 출자하는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서민·중산층의 주거 안정과 도시 재생을 위해 새 메커니즘을 가동해야 할 시점"이라며 "고통받는 렌트푸어와 하우스푸어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쇠퇴하는 도시를 살려내기 위해 주택 금융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국제주택금융포럼'에서였다.

①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건설사들은 PF 대출을 받을 때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서를 받아도 회사 신용등급에 따라 차별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신용이 좋은 회사는 4%대, 중소 건설업체나 신용이 안 좋은 회사는 6%대 금리가 적용돼 왔다.

국토부는 올해 중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서를 받은 건설사에 대해서는 4%대의 동일 금리를 적용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단 보증서를 받은 건설사들이 다른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중에는 돈이 넘쳐나고 금리도 낮은 수준인데, 이런 풍부한 자금을 건설사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내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선 건설사에 대한 PF 대출이 '씨가 말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표준화된 PF 대출 보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중소 건설사 등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②주택기금,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핵심적 역할

1981년 설립된 주택기금은 국토부 장관이 관리하는 기금이다. 총자산이 103조원에 달하고, 여유자금도 13조~15조원 정도에 이른다. 2010년 이후 매년 1조원 정도의 이익을 내고 있다. 주택기금은 청약저축 등을 통해 재원을 조성한 뒤, 공공임대주택이나 소형 주택에 대해 구입 자금을 저리로 융자해 주거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전세 자금을 지원하는 임무를 하고 있다.

국토부는 기금을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는 LH에 모든 것을 맡겼다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정부는 4·1 부동산 대책에서 매년 11만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현재 LH의 총부채는 141조7000억원이고, 하루 평균 부담해야 하는 금융이자만 123억원에 달해 사업수행 능력이 떨어진다. 공공임대주택은 LH가 80%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주택기금의 참여는 리츠 출자를 통해 이뤄진다. 특수목적법인인 리츠를 만들어 초기에 전체 자본금의 10% 정도를 주택기금에서 출자하고, 이후 민간 투자가들의 자금 지원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민간이 참여할 가능성이 낮아 주택기금 위주로 자금을 조성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일본의 경우, 주택임대수익률이 5~6% 정도 되지만 우리나라는 4% 정도에 머물고 있고, 운영 경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률은 3%대로 떨어진다"며 "이 수익률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이 제도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③도시 재생 사업에서 핵심적 역할

기본 도시를 최대한 유지한 채 세부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이 '도시 재생' 작업이다. 허물고 다시 짓는 재건축이나 재개발과는 다른 개념인 셈. 이런 도시 재생 사업에도 주택기금 투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 이날 포럼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144개 자치 시·구 중에서 쇠퇴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5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소득 2만달러, 주택보급률 100% 시대가 되면 도시 재생에 대한 요구와 수요가 분출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2001년 내각 산하에 도시재생본부를 설립하고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적극적인 도시 재생에 돌입했다. 이병남 BCG 코리아 대표는 "곳곳에서 도시 쇠퇴가 진행되면서 지역 간 불균형과 삶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도시 재생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 조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 부동산 비중이 총자산의 70% 이상이어야 하고, 배당 가능한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한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건설업체가 아파트·상가 건설과 같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자금 조달 방법. 금융회사는 건설사의 신용등급이나 담보와는 관계없이 사업 완료 후 발생할 수익금과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