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 회복세에 車·IT株 최근 강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 조짐에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선진국 펀드들의 수익률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선진국의 경기 회복 흐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주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IT·자동차주 강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 지수 산정 종목으로 편입된 한국 기업 중 선진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개 IT와 자동차주들이 많다. 선진국으로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5%가 넘는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이후 주가가 12% 올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 7% 이상 올랐다. 한국타이어는 4% 상승했고 현대차는 소폭 상승했다.

IT주는 경기 회복에 따라 가전과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소현철 연구원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며 국내 IT주들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주는 판매량 증가와 함께 신차 출시 기대감이 크다. 우리투자증권의 조수홍 연구원은 "특히 유럽의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으로 지난달 유럽의 자동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매출 비중 높은 종목 상승

이외 선진국 매출 비중이 20~ 40% 달하는 기업들도 대체로 주가가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이후 11% 올랐고 OCI는 8% 이상 올랐다. 이외 현대모비스와 금호석유는 각각 6% 이상 올랐고 한국항공우주는 5%, 제일기획은 3% 상승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LS는 소폭 올랐다.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는 1%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게임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OCI는 미국 태양광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 중이다. 한국항공우주는 미국과 유럽에 항공기와 기체부품 등 수출 비중이, 제일기획은 해외 광고 매출 비중이 높다. 현대증권의 이영준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점차 축소되고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데,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면서 "선진국 경기 회복 수혜를 볼 수 있는 한국과 대만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기대 커져

최근 미국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이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 등을 매입해 돈을 푸는 것)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25%로 인하했고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계속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는 전 분기 대비 2.8% 증가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유로존과 일본은 각각 전 분기 대비 0.1%, 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당초 예상치보다 좋거나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대신증권의 김승현 연구원은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유럽과 일본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디플레이션 압력에 앞으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내년에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글로벌 자금도 선진국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서유럽 펀드로는 164억달러가 들어왔고 미국 펀드로는 148억달러가 유입됐다. 일본 펀드로는 46억달러가 들어오며 신흥국 대비 유입세가 뚜렷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과 북미 펀드는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7~8%를 기록, 전 세계 지역별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