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펀드(지하철 9호선에 투자하는 펀드) 完販(완판)… 안전하고 利子높은 이색펀드 인기

지하철, 호텔, 오피스빌딩….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이색 펀드로 향하고 있다. 증시 흐름이 지지부진한 탓에 주식 투자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아졌고, 금리가 낮아지면서 채권 이자도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매년 4~6%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이색 펀드들이 시중 뭉칫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나 특정 기업이 원금을 보장해 주식보다는 안전하고, 국채나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하철 9호선 펀드 완판

지난 20일 출시된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특별자산 펀드'는 출시 이틀 만에 판매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모집금액은 총 1000억원. 250억원씩 만기가 4~7년인 4개 펀드로 출시됐다. 수익률은 만기에 따라 연 4.1~4.5%이며, 이자는 3개월마다 지급된다. 이 상품은 지하철 9호선을 운영·관리하는 회사의 채권에 투자한다. 지하철 9호선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이자로 지급받는다. 서울시가 수익을 보전하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원리금 지급을 보증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출시 첫날 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판매처의 물량이 모두 팔렸다"며 "이튿날에도 가입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1900만원으로 가입 최대한도인 2000만원에 거의 근접했다. 최대한 많은 돈을 넣으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하고 매년 수익을 챙기는 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하나은행에서는 지난 7월 말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하는 '하나다올랜드칩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52-2호'를 사모로선보였는데, 고객 40여명으로부터 150억원을 끌어모았다. 비즈니스호텔이란 특급호텔보다는 가격이 낮으면서 인터넷·팩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출장자들에게 인기 있는 호텔이다. 이 펀드는 서울 마포구에 신축 예정인 호텔신라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한다. 이 호텔은 호텔신라가 15년 장기 임차할 예정인데, 연 6.9%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지난 1월 신한은행은 1년 확정금리로 3.75%를 수익으로 주는 기숙사 펀드를 선보였는데, 단숨에 43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방 국립대가 기숙사를 짓는 데 자금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내는 기숙사비로 나중에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선박펀드·항공기펀드 성적 좋아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이색 펀드 중에 증시에 상장된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맵스리얼티1'의 주가는 올 들어 22.7% 상승했다. 이 상품의 정식 이름은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부동산공모1호투자회사'로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센터원 빌딩의 공실률이 낮아지고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한 덕분에 펀드의 시장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선박이나 항공기에 투자하는 펀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AVIATION사모특별자산 1[항공기]'는 올 들어 7%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이자산운용의 '하이골드오션선박특별자산 1[수익권]종류A'도 올해 8%대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유념할 점은 있다. 부동산이나 선박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공모보다는 사모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투자자의 접근이 쉽지 않다. 게다가 투자 기간이 길어 한 번 투자하면 자금 회수에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원금을 보장하기로 한 기관이나 단체에 문제가 생기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