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美 통화정책, 왜 한국 株價에 영향 주나요?

세계경제를 들었다 놨다 '옐런 효과' 주가 2000 재돌파〈조선일보 2013년 11월 16일자 A12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지명자인 재닛 옐런이 14일(현지 시각)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옐런의 경기 부양 의지가 확인되자 전 세계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15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도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8.08포인트(1.94%) 상승한 2005.64로 마감, 7일 이후 6거래일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에 해당하는 기관입니다. 이번에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이 당분간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을 지속해나갈 뜻을 밝히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 증시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한 나라의 통화정책이 왜 다른 나라의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까요. 오늘은 주가가 어떤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주가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기업의 주식 가격, 즉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시장에서 주식을 사려는 측(수요자)과 주식을 팔려고 하는 측(공급자)에 의해 결정됩니다. 주식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는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결정하는 수익성은 일차적으로 신상품 개발 능력, 경영자의 자질, 노사 관계와 같은 내재적 요인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도 많이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석유와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갑자기 오른다면 석유를 많이 쓰는 기업은 생산 비용이 증가하여 매출에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의 경영 환경을 둘러싼 요인은 무수히 많고 돌발 변수도 생깁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의 변동 요인을 판별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는 거시경제 지표를 잘 살펴보면 주가의 움직임을 비교적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주가를 예측하는 지표는 어떤 게 있나요?

거시경제 지표는 국민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경제지표를 말합니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 지표의 대표적인 예로는 금리, 환율, 통화량, 경제성장률 등이 있습니다.

먼저 금리를 생각해봅시다.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에서 받은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굳이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 투자를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은행 상품을 선택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지는 역(逆)상관관계가 나타납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투자가 촉진되면서 기업의 수익도 증가하여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환율 상승은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달러로 표시되는 상품 가격이 낮아지게 되므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커집니다.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거나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에는 환율 상승이 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 주가가 상승할 유인이 큽니다. 통화량 증가는 기업이나 주식시장에 자금이 풍부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투자가 늘어나게 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겠지요. 하지만 통화량의 지나친 증가는 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져 주가를 낮출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나라 전체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경제성장률은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좋아지면 주식 수익률이 올라갑니다. 지속적 경제성장으로 주식 수익률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있는 것이지요.

◇美 통화정책이 왜 국내 주가에 영향을 미치나요?

양적 완화를 당분간 지속하겠다는 옐런의 발언은 미국의 경기가 쉽게 회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국내 주식시장에 그리 좋은 뉴스는 아닙니다. 그런데 왜 주가가 올랐을까요?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흐름에 끼친 변화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이 고수익을 좇아 국내 주식시장에도 흘러들어 왔습니다. 양적 완화가 종료되면 이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옐런의 발언으로 이런 시장의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 금융 당국이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에 힘써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진다면, 양적 완화 축소 등의 외부 변수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양적 완화

금리가 0(제로)인 상태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시중에서 채권을 사들여 현금을 푸는 정책. 더 이상 금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기 어려울 때 채택하는 정책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매달 국채와 모기지 채권 850억달러를 사들여 돈을 푸는 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퀴즈

금리, 환율, 통화량, 경제성장률 등 국민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경제지표. ○○○○ 지표를 잘 살펴보면 주가의 움직임을 비교적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1월 27일(수) 오후 5시 마감, 11월 29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주 정답: 녹색기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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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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