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가 만난 고수] "연금상품 내 들어있는 펀드, 방치하지 말고 꾸준히 관리해야"
입력 : 2013.11.21 15:45
자산운용 전문가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연금상품 내 펀드 운용 때 유념할 것은? 주식 30%·채권 50%·기타자산 20% 배분
너무 안정적인 자산만 있어도 문제 가치주 등 꾸준히 관심 둬야
미래 안정성·수익성 겸비한 투자처는? 中·인도 등 증산층 인구 급증 전망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 주목해야 채권·주식 펀드 여러 개로 나눠 투자를
김경록(51)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사장)은 은퇴 설계 전문가인 동시에 자산 운용 전문가다. 지난 1월 출범한 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기 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채권·금융공학 부문 대표를 지냈다. 김 사장은 각종 은퇴 노하우가 범람하는 시대에 '노후 자금을 굴리는 법'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그는 머니섹션 M플러스 인터뷰에서 "개인당 수천만원씩 연금상품 계좌에 쌓인 40~50대의 노후 자금이 '관리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연금상품에 돈을 얼마 넣을까보다 연금 상품 내에서 어떤 펀드로 갈아탈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 박사인 그는 1990년 장기신용은행에 들어가 장은경제연구소 경제실장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이 설립한 한국채권연구원으로 옮겼다. 이후 미래에셋투신운용 등에서 거시경제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채권 운용을 담당하면서 업계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영자로 꼽혔다.
―'은퇴 전에 최대한 노후 자금을 마련하라'고들 말하는데 당장 먹고살기 바쁜 상황에서 별로 다가오지 않는다.
"돈을 얼마나 넣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많은 가입자가 매달 꼬박꼬박 연금상품에 돈을 넣을 뿐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별로 관심을 안 둔다. 돈이 수천만원 쌓여도 그냥 내버려둔다. 노후를 위한 귀한 목돈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관리 회사에서 관리를 태만히 한 잘못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연금상품에 넣은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가.
"(근로자가 돈을 굴리는)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연금저축펀드, 변액연금… 이런 상품들은 어떤 펀드를 버리고 담을지를 가입자가 결정할 수 있는데 (가입자들이) 펀드를 잘 안 바꾼다. 저도 고객 돈 운용하는 데는 최선을 다했지만 막상 제 계좌에는 신경을 못 썼다. 얼마 전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계좌를 들춰봤더니 예전부터 넣어둔 펀드가 그대로 있더라. 그래서 부리나케 다른 펀드들로 교체했다. 투자처를 해외로 분산하고 채권, 주식을 각각 펀드 5개 이상으로 나눴다. 가치주 펀드도 들었다."
―연금상품 내에서 펀드를 관리할 때 유념해야 할 것은 뭔가.
"첫째가 지역적 분산이다. 1987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주가를 보면 박스권을 거쳐 약간 떨어진 정도다. 대만도 증시가 25년 동안 횡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가지 말아야겠지만 그럴 가능성을 갖고 있다. 대만과 일본의 특징이 제조업에 기반한 수출 국가인데, 자국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에 수요 부족이 발생하고 장기 저성장에 빠졌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계속 해외 쪽으로 이전하니까… 장기 투자 자산은 국내에만 두지 말고 해외 쪽으로 분산하자는 거다. 다음으로 주식과 채권의 적정 비율을 지켜야 한다. 너무 안정적인 자산만 들고 있어도 안 되고, 위험자산에만 투자해서도 안 된다. 주식 30%, 채권 50%, 기타 자산 20%로 자산 배분을 가져간다면, 이런 자산군의 비율은 큰 변화를 안 주는 게 좋다. 다만 주식 내에서 해외냐 국내냐, 가치주냐 헬스케어냐 이런 건 꾸준히 관심을 갖고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미래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투자처가 있나.
"지금부터 향후 2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 인구가 20억명 정도 증가할 것이다. 글로벌 중산층 혁명이 일어나고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시장이 소비 권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시장에 물건을 파는 글로벌 기업을 사면 인구 증가에 투자할 수 있다. 이 투자는 리스크가 적다. 고령화 테마는 헬스케어 쪽에서 이뤄질 거고, 좀 더 안정적인 것은 소비재라고 본다. 또 해외 이머징 국가 채권이 결합된 펀드를 사서 (연평균 수익률이) 5% 정도만 꾸준히 나와도 좋다고 생각한다."
―은퇴를 10년 정도 앞둔 40~50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돈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노후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면 안 된다. 40~50대가 돈 드는 데는 주로 자녀에게 드는 교육비, 결혼 비용, 주택 구입 비용이다. 자칫 통 크게 '기분 한번 쓰지' 그랬다가 정작 본인의 노후가 어려워진다. 젊은 사람들은 앞으로 30~40년간 돈을 벌지만 50대면 돈 벌 날이 몇 년 안 남는다. 예전에는 50대에 은퇴해서 10년 살고 5년 아프다 떠났다면, 지금은 은퇴 후 삶이 30년으로 늘고 훨씬 건강해졌다. 예전엔 자식에게 몇 년 정도 얻어쓸 수 있으니까 자산 관리를 못 해도 괜찮았다. 지금은 자산 관리에 실패하면 옆에서 누가 도와줄 수가 없다."
―큰 자산 없이 은퇴한 50~60대는 어떻게 하나.
"주택에 대해서 집착을 갖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마지막 카드로 쓸 수 있는 게 주택연금이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은 90세까지 사는 경우가 많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앞으로는 95세까지 살 거다. 그러면 자식이 65세다. 그때 집 물려줘 봐야 뭐하나. 오히려 자기에 대한 (부양)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낫다. 조금 부족한 돈을 갖고 뻥 튀겨 보겠다는 생각을 줄이고 일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 한다. 최근에 아는 분이 5억원을 은행에 넣으니까 월 120만원 나온다고 하더라. 한 달에 150만원을 벌면 5억원 예금 가진 것보다 많이 버는 사람이다. 그만큼 저금리 시대에 돈의 가치가 낮아지고, 일의 가치가 올라간 거다. 지금이 최대한 일할 때다."
―노후를 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사람의 뇌가 자신의 70세 된 모습을 뼈저리게 그려보고 준비하는 게 잘 안 된다. 제가 1994년부터 은행 신탁에 한 달에 10만원씩 넣었다. 지금까지 20년 정도 됐는데, 6000만원이 돼 있다. 첫째 항상 일찍 시작하라, 둘째 중간에 절대 돈을 찾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두 가지 원칙을 지키면 40년 지나서 충분히 노후는 보장되리라고 본다."
"돈을 얼마나 넣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많은 가입자가 매달 꼬박꼬박 연금상품에 돈을 넣을 뿐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별로 관심을 안 둔다. 돈이 수천만원 쌓여도 그냥 내버려둔다. 노후를 위한 귀한 목돈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관리 회사에서 관리를 태만히 한 잘못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연금상품에 넣은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가.
"(근로자가 돈을 굴리는)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연금저축펀드, 변액연금… 이런 상품들은 어떤 펀드를 버리고 담을지를 가입자가 결정할 수 있는데 (가입자들이) 펀드를 잘 안 바꾼다. 저도 고객 돈 운용하는 데는 최선을 다했지만 막상 제 계좌에는 신경을 못 썼다. 얼마 전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계좌를 들춰봤더니 예전부터 넣어둔 펀드가 그대로 있더라. 그래서 부리나케 다른 펀드들로 교체했다. 투자처를 해외로 분산하고 채권, 주식을 각각 펀드 5개 이상으로 나눴다. 가치주 펀드도 들었다."
―연금상품 내에서 펀드를 관리할 때 유념해야 할 것은 뭔가.
"첫째가 지역적 분산이다. 1987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주가를 보면 박스권을 거쳐 약간 떨어진 정도다. 대만도 증시가 25년 동안 횡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가지 말아야겠지만 그럴 가능성을 갖고 있다. 대만과 일본의 특징이 제조업에 기반한 수출 국가인데, 자국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에 수요 부족이 발생하고 장기 저성장에 빠졌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계속 해외 쪽으로 이전하니까… 장기 투자 자산은 국내에만 두지 말고 해외 쪽으로 분산하자는 거다. 다음으로 주식과 채권의 적정 비율을 지켜야 한다. 너무 안정적인 자산만 들고 있어도 안 되고, 위험자산에만 투자해서도 안 된다. 주식 30%, 채권 50%, 기타 자산 20%로 자산 배분을 가져간다면, 이런 자산군의 비율은 큰 변화를 안 주는 게 좋다. 다만 주식 내에서 해외냐 국내냐, 가치주냐 헬스케어냐 이런 건 꾸준히 관심을 갖고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미래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투자처가 있나.
"지금부터 향후 2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 인구가 20억명 정도 증가할 것이다. 글로벌 중산층 혁명이 일어나고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시장이 소비 권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시장에 물건을 파는 글로벌 기업을 사면 인구 증가에 투자할 수 있다. 이 투자는 리스크가 적다. 고령화 테마는 헬스케어 쪽에서 이뤄질 거고, 좀 더 안정적인 것은 소비재라고 본다. 또 해외 이머징 국가 채권이 결합된 펀드를 사서 (연평균 수익률이) 5% 정도만 꾸준히 나와도 좋다고 생각한다."
―은퇴를 10년 정도 앞둔 40~50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돈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노후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면 안 된다. 40~50대가 돈 드는 데는 주로 자녀에게 드는 교육비, 결혼 비용, 주택 구입 비용이다. 자칫 통 크게 '기분 한번 쓰지' 그랬다가 정작 본인의 노후가 어려워진다. 젊은 사람들은 앞으로 30~40년간 돈을 벌지만 50대면 돈 벌 날이 몇 년 안 남는다. 예전에는 50대에 은퇴해서 10년 살고 5년 아프다 떠났다면, 지금은 은퇴 후 삶이 30년으로 늘고 훨씬 건강해졌다. 예전엔 자식에게 몇 년 정도 얻어쓸 수 있으니까 자산 관리를 못 해도 괜찮았다. 지금은 자산 관리에 실패하면 옆에서 누가 도와줄 수가 없다."
―큰 자산 없이 은퇴한 50~60대는 어떻게 하나.
"주택에 대해서 집착을 갖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마지막 카드로 쓸 수 있는 게 주택연금이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은 90세까지 사는 경우가 많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앞으로는 95세까지 살 거다. 그러면 자식이 65세다. 그때 집 물려줘 봐야 뭐하나. 오히려 자기에 대한 (부양)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낫다. 조금 부족한 돈을 갖고 뻥 튀겨 보겠다는 생각을 줄이고 일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 한다. 최근에 아는 분이 5억원을 은행에 넣으니까 월 120만원 나온다고 하더라. 한 달에 150만원을 벌면 5억원 예금 가진 것보다 많이 버는 사람이다. 그만큼 저금리 시대에 돈의 가치가 낮아지고, 일의 가치가 올라간 거다. 지금이 최대한 일할 때다."
―노후를 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사람의 뇌가 자신의 70세 된 모습을 뼈저리게 그려보고 준비하는 게 잘 안 된다. 제가 1994년부터 은행 신탁에 한 달에 10만원씩 넣었다. 지금까지 20년 정도 됐는데, 6000만원이 돼 있다. 첫째 항상 일찍 시작하라, 둘째 중간에 절대 돈을 찾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두 가지 원칙을 지키면 40년 지나서 충분히 노후는 보장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