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얼빈역 '안중근 표지석' 공사 시작

중국이 안중근 의사 의거 표지석을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역에 설치하는 공사를 최근 시작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위치는 1930년대 일제가 만주를 점령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비석을 세웠던 구역이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날 "중국이 (안 의사) 표지석 공사에 착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 정부에 공식 통보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얼빈의 소식통은 "안 의사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지점에 가림막이 설치되고 무슨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접근을 금지하는 바람에 어떤 공사인지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 하얼빈역 2층 대합실에는 안 의사 의거를 소개하는 사진과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중국과 일본은 안 의사 의거 표지석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방한한 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에게 안 의사 표지석 설치가 원만하게 진행되는 데 사의를 표하자, 19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안 의사를 '범죄자'라고 부르는 망언을 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몰역사적인 발언"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안 의사는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항일 의사"라며 표지석 설치 계획을 재확인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안 의사 의거 표지석은 일본을 견제하려는 한국과 중국의 합작품"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안 의사 표지석을 둘러싼 한·일 갈등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