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싼 화가 잭슨 폴록 遺作, 북극곰 털이 眞僞 열쇠?

20세기 미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인 잭슨 폴록(1912~ 1956) 사망 후 50년 넘게 끌어온 위작(僞作) 논란이 '과학수사 기법' 도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은색 표면에 빨간색과 검은색 물감을 뿌려놓아 '레드, 블랙, 실버'<사진>로 불리는 이 작품은 폴록의 연인이었던 루스 클리그먼(2010년 사망) 소유였다. 클리그먼은 폴록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기 직전인 1956년 여름 이 작품을 그에게서 일종의 연애편지로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폴록의 부인 리 크랜스너(1984년 사망)가 세운 폴록 재단은 이 작품을 위작이라며 폴록 작품집에 싣지 않았다.

클리그먼 유족은 뉴욕 경찰의 과학수사 전문가 출신인 니컬러스 페트래코 존제이대학 교수를 고용해 작품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미국에선 40년 넘게 수입이 금지된 북극곰 털이 발견됐는데 이 털은 폴록 집에 있던 북극곰 털 재질의 무릎 덮개와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작품이 진품으로 확인될 경우 수백만달러 가치가 있을 것으로 미술계는 추정한다.

 

하지만 폴록의 작품집 제작에 참여한 세계적 감식가 프랜시스 오코너는 "이 작품이 폴록 자택 정원에서 만들어졌을 수는 있어도 그가 직접 만든 작품은 아니다"며 진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작품 중앙의 검정색 알 모양 형태가 폴록의 다른 작품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NYT는 "전문 지식과 오랜 경험을 갖춘 감식가 의견을 중시해 온 것이 미술계 관행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