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2013 테마株, 생존율 30%

새 정부 들어서도 테마주 바람이 걷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선과 맞물려 정치와 인맥과 관련한 테마주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정부 정책과 신(新)사업 등이 테마를 형성하는 핵심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전에도 정부 출범 첫해에는 정책과 관련된 테마주가 많았지만, 올해는 각종 산업과 얽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 테마주 3가지 특징

새 정부 들어 테마주로 분류돼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150여개다. 특정 테마당 5개 종목 이상이 동반 등락하는 점을 감안할 때, 20~30여개 가량의 테마가 주식시장의 '재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종목들은 크게 세 가지 특성에 따라 테마로 분류되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새 정부가 발표한 140개 국정과제에 기반한 정책 테마주, 그리고 특정 정치인의 행보에 동조하거나 개성공단과 같이 대외 변수에 영향을 받는 정치·외교 테마주, 마지막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짜여진 산업 테마주 등이다.

조선비즈가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정부 출범 후 이들 테마주의 주가 변동을 살펴보니, 그동안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결국 70% 이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테마주는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과 140개 국정 과제를 동력으로 삼고 있다. 창업·투자, 노인·저출산, 일자리 조성, DMZ(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모두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하락하는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창업·투자 테마주인 제미니투자와 디피씨는 정부가 출범한 지난 2월 25일부터 140개 국정 과제가 확정된 5월 28일까지 30%가량 올랐다. 그러나 이후 구체적인 정책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자 이날부터 이달 25일까지 각각 43%, 42% 내렸다.

DMZ 평화공원 테마주는 정책의 실행 여부가 불확실해 하락 폭이 커진 경우다. 자연과환경이 정부 출범 이후 35%, 하츠가 36%가량 하락했고 삼륭물산도 5% 내렸다. 저출산 관련주로 묶였던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니도 이 기간 40% 넘게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의 핵심 키워드와 관련된 일자리 테마주인 윌비스도 41% 하락했다.

산업 테마주에서는 3D 프린터 관련주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맥스로텍은 7000원대이던 주가가 4000원대로 급락한 뒤, 다시 6000원대로 오르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로는 32% 내렸다. 백산OPC도 이 기간 25% 하락했다. 아직 국내에서 3D 프린터로 실적을 내고 있는 업체들이 없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3D시스템즈 등의 주가에 동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외교 테마주에서는 개성공단 관련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38%가량 떨어졌고 제룡산업이 31%가량 내렸다. 로만손도 15% 넘게 떨어졌다. 안철수 의원의 창당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널뛰기를 하고 있는 우성사료·다믈멀티미디어·써니전자도 20~30%가량 내렸다.

◇실체 없는 거품 테마주 기승

이들 중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테마주로 분류돼 있는 경우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안철수 테마주인데, 전(前) 대표가 안철수 연구소 기획이사 출신이거나, 회장의 사위가 민주당 의원인데 안 의원과 친하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한 업체는 개성공단 입주 업체인데 안 의원이 개성공단 관련 발언을 했기 때문에 테마주로 언급되기도 했다.

3D 프린터 테마주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엔피케이는 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2000원대이던 주가가 한때 4000원대로 뛰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3D 프린터의 재료인 합성수지를 만들고 있을 뿐 관련이 적다. 현재 주가는 다시 300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하은수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 테마기획조사 팀장은 "테마주에 속해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결국 기업 가치 수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