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니어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까. 지금 당신이 50대 중반이라면 70대로 접어든 2030년으로 미리 가보자. 아시아미래연구소장이자 <2030 대담한 미래>의 저자인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에게 듣는 2030년 시니어 라이프.
지금으로부터 17년 후. 사회 전반의 변화는 필수불가결하다. 최윤식 박사는 말한다. “앞으로 20년간 일어날 변화는 지난 100년간 인류 전체에 나타났던 변화보다 훨씬 급격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빠른 게 이치다. 다음은 최 박사가 그리는 2030년의 모습.
사람 2030년경 인구 구조는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는다. 2028년이면 이미 1,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된다. 65세 이상 연령층은 100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55세 이상 연령층은 전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 이 같은 상황은 부지불식간에 사회의 모든 것을 바꾼다. 시니어의 막강한 표심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노인 복지 제도는 더욱 강화된다. 사소하게는 건널목 신호등의 녹색 불이 유지되는 시간마저 늘어날 것이다. 고령 인구 증가로 내수 시장 경제는 심화된다. 1660만 명의 1차 베이비부머의 3분의 1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창업을 시작한다. 250만 개 이상의 신규 창업이 생겨남으로써 창업 시장은 심각한 레드오션 상황에 처한다.
건강 2030년의 일흔은 아직 노인이 아니다. 100세 시대에 노인은 최소 80세 이상을 의미한다. 2030년의 70세는 지금의 50~60세 정도로 인식된다. 말하자면 ‘신중년’으로 지칭될 수 있다. 신체 능력이나 건강 상태도 50~60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70대는 한창 활동할 나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해짐에 따른 개인적 노력과 바이오 산업의 발달에 따른 의학적 보조가 비결이다. 4대 중증 질환(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높다. 서구화된 라이프스타일이 지속되는 탓이다. 지구온난화 같은 환경문제로 기인한 신종 질병이 등장하며 아열대성 전염병(말라리아, 뎅기열 등)은 더욱 확산된다.
일 ‘은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다. 최소 80~85세까지는 일을 하게 된다. 다만 ‘40~50대가 내 연봉 절정기였다’는 생각을 가질 따름이다. 연봉 수준이 낮아지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다. 50대까지는 자녀 양육비와 세금 비중이 높지만 그 이후부터는 경제적 책임이 가벼워질뿐더러 사회적 지원을 받게 된다. 2030년 시니어의 최대 관심은 ‘사회에서 어떤 가치 있는 일을 할 것인가’다. 그것이 곧 시니어 자신의 행복과 직결된다. 윗세대를 돕거나 아랫세대에 지혜와 경륜을 나누는 등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를 조직해 사회적 기틀을 유지하고 사회 위험 요소를 상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모두가 일이자 봉사, 그리고 즐거운 놀이다. 일이 곧 여가와 다름없다. 단, 은퇴 준비가 부족하다면 당연히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약 80세까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사회 일반의 분위기다 (단, 여기서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2030년에는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후 연령층이다. 인생 후반전에 접어들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은 것.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기는 갈수록 빨라진다.
여가 일과 여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일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뀐다. 더불어 여가의 구체적인 모습도 매우 획기적이다. ‘가상공간’이 등장한다. 프랑스 파리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상공간 내에서 베르사유궁전과 루브르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타국이나 지방에 있는 손주들과 가상공간에서 만나 테니스 같은 운동을 즐기기도 한다. 민간 우주여행도 1억 원 미만으로 값이 떨어져 하나의 여행 패키지로 각광받게 된다.
가정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5년 1~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65%를 차지하게 된다). 자식과 함께 사는 부모는 거의 없다.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사는 70대가 많다. 2030년에는 ‘집이 자식보다 낫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집이 완전히 디지털화되어 시니어의 안전을 책임진다. 보안은 물론 바이털사인 체크까지 가능하다. 경찰과 의사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셈. 살아 있는 애완견 대신 애완로봇이 외로운 시니어의 곁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