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맞아 개편하기로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노후 보장의 안전판이 될 연금과 보험이 개편된다.
우선 내년에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집을 담보로 맡기고 생활비를 연금 형태로 받는 상품)이 장수 시대에 맞도록 개선된다. 현재는 종신형만 있는데, 가입 기간을 10~30년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가입 기간을 20년으로 설정한다면 종신형에 비해 매달 받는 금액이 커진다"면서 "앞으로 20년간 돈이 많이 필요하고 그 뒤로는 국민연금 등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노령층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종신형이 없는 은행 등의 주택 역모기지(주택연금) 가입자들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가입 가능 시점인 60세에 종신형 주택연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도 등장하게 된다. 역모기지가 종신 보장이 안 돼 가입을 꺼리는 노령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각종 연금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종합 연금포털'도 내년 중 신설된다.
개인연금은 10년 이상 가입자에게 운용 수수료 10%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연체로 효력을 상실한 연금 계약의 부활도 간편해진다. 현재는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납입해야 되지만, 1회차 보험료만 내도 부활되도록 할 방침이다. 퇴직연금은 가입자 보호를 강화해 다른 금융상품과 별도로 5000만원의 예금자 보호 한도를 적용해줄 예정이다. 현재는 다른 금융상품과 합산해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해주는데, 앞으로는 다른 금융상품과 분리해서 5000만원까지 보호해 준다는 것이다. 내년 말쯤에는 보험금 대신에 간병·치매 돌봄, 호스피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노후 건강 관리 특화보험인 '종신건강종합보험(가칭)'이 출시될 전망이다.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보험사 등의 연금 지급 부담이 커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스위스 등에서 도입한 '장수(長壽)채권' 발행도 검토키로 했다. 장수채권은 정부나 재보험사 등이 채권을 발행하면서 수익률을 국민 평균 기대수명 등에 연동시킨 것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보험사들이 이런 채권에 투자하면 가입자들의 장수로 연금 지급이 늘어나도 부담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