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5 新중년] "연공서열 임금, 新중년 고용의 장애물… 능력별 임금으로 바꿔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학자' 출신의 고용복지 분야 전문가다. 노동연구원에서 중장년 고용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했고, 평소 고용과 복지의 연계를 강조해왔다. 본지 인터뷰에서 방 장관은 "조선일보가 제기한 '신중년'이란 화두가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라고 본다"면서 "신중년을 고려하지 않은 현재 고용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인구 5명 중 1명이 신중년이 되는 2030년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방 장관과의 일문일답.

―우리나라 고용 시스템은 무엇이 문제인가.

"시대착오적인 면이 있다. 100세 시대인데 아직도 정부 정책은 '65세 미만은 고용, 65세 이상은 복지'라는 틀에 갇혀 있다. '젊고 능력 있는 신중년'이라는 새로운 세대가 출현했는데도, 이들을 고용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뿐만이 아니다. 기업도, 신중년 개개인도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용 시스템과 관련해 사회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왜 '6075세대'의 고용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은퇴 연령이 보통 55세, 천천히 나오면 60세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현재 보통의 60~75세는 건강·생산능력에 아무 문제가 없다. 게다가 신중년의 인구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2030년 우리나라 인구의 20% 이상이 신중년이다. 앞으로 60세에 직장에서 나와도 향후 20~30년은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야 한다. 이들이 생산하고 소비해야 국가 경제가 돌아간다. 현 고용·복지 시스템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신중년을 가로막는 장벽은.

"첫째는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체계'다. 나이 들수록 돈을 많이 줘야 하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져서 당연히 신중년을 빨리 내보내려고 한다. 성과·직무급적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임금피크제를 적용해야 한다. 둘째는 '기업 중심적 문화'다. 개인이 아닌 기업만 중시하다 보니, 많은 신중년이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하지 못한다. 개인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는 인적 투자가 중요하다."

―청년 일자리와 부딪치지 않는가.

"신중년이 청년 일자리를 뺏는다는 지적은 틀렸다. 최근 OECD가 내놓은 신 일자리 전략(new job strategy)에 따르면, 신중년의 일자리가 늘면 청년의 일자리도 늘어난다. 상충되는 게 아니라 상생하는 개념이다. 현재 추진 중인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결국엔 신중년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임금체계 개편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임금체계 개편은 기업과 근로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이 보편화되도록 정부는 관련 컨설팅, 인센티브 지급, 우수 사례 보급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 신중년 재교육 기관 등을 신설해, 이들의 전직(轉職) 등 직업 수평 이동을 장려할 계획이다. 신중년의 취업과 관련해 상담·교육·훈련을 제공해주는 지원 방안도 활성화하겠다. 무엇보다 신중년이 일할 수 있는 '신중년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신중년들의 취업 정보가 총망라되는 사이트도 구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