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다가오자 중소형 고배당株 찾기 '열풍'

덩치는 작아도 높은 배당 수익을 안겨주는 이른바 '중소형 고배당주' 찾기 열풍이 한창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는 배당 정보가 널리 알려져 있어 배당 기준일(연말)이 다가와도 주가가 오르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 외에 주가 상승 차익도 기대하는데, 중소형주는 배당 계획이 발표됐을 때 '깜짝(서프라이즈)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사놓으려는 것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고배당 기조의 우량 중소형주 중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한다.

◇훈풍 부는 깜짝 중소형 고배당주

전자 결제 서비스업체 나이스정보통신은 시가총액이 1100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최근 들어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9월 말만 해도 7200원 정도에 그쳤던 주가가 1만1000원대 안팎까지 상승했다.

이 종목은 10월 중순쯤 기업 탐방을 다녀온 애널리스트들이 "현 주가를 기준으로 최소 4%의 시가배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한 뒤 기관 투자자가 몰리며 상승 추세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기관이 21만여주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6만3000여주를 샀다.

시가배당률이란 주가와 배당액을 비교한 지표다. 시가배당률이 4%라는 것은 100만원어치의 주식을 샀을 때 4만원이 배당으로 지급된다는 의미다. 나이스정보통신의 경우 배당 계획이 알려진 뒤 주가가 올라 현재는 예상 시가배당률이 3% 정도로 떨어졌다.

나이스정보통신의 계열사인 NICE신용정보, NICE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두 회사는 배당 성향(순이익과 비교한 배당액)이 높은 편인 데다 사업이 안정적이란 점이 부각되고 있다.

무선데이터 솔루션업체 텔코웨어도 배당 매력이 알려지며 상승하는 상황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보유 현금이 400억원가량인 텔코웨어는 이 가운데 상당액을 배당으로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텔코웨어는 이달 14일부터 연일 상승세다.

건물관리 서비스업체 C&S자산관리는 고배당 중소형주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아 그동안에는 연말에도 크게 상승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한 증권사가 '올해도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한 뒤 10%가량 뛰었다. C&S자산관리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말 주가 기준 매해 5.6~10.5%의 시가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새론오토모티브, 배터리업체 아트라스BX, 탄산가스 생산업체 태경화학도 올해 고배당이 집행될 것이란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나온 뒤 상승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삼본정밀전자는 스마트폰 홍채 인식 관련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락하다가 460억원가량의 현금을 배당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중소형 고배당주 찾으려면 3가지 따져봐야

전문가들은 널리 알려진 배당주일수록 배당 효과를 누리기 힘들다고 조언한다. 주가에 이미 배당 기대감이 반영된 경우가 많고, 시가배당률 자체도 기껏해야 5% 남짓한 수준이기 때문에 자칫 하다간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교적 덜 알려진 고배당 중소형주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당주를 발굴할 때는 크게 3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일단 실적이 안정적인지를 체크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을수록 좋다.

특별히 배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올 초 OCI머티리얼즈는 실적 부진에 빠진 최대주주 OCI를 위해 시가배당률 7.8%의 고배당을 집행하기도 했다.

배당주 펀드를 운용하는 신영자산운용의 박인희 펀드매니저는 "앞으로도 배당을 지속할 수 있는지, 기업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화학이나 조선처럼 업황 변동이 심한 업종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시가배당률

주가와 배당액을 비교한 지표. 시가배당률이 4%라는 것은 100만원어치의 주식을 샀을 때 4만원이 배당으로 지급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