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국민연금 있는데 왜 기초연금을 인상하나요?

기초연금 法案, 국무회의 통과… 최대 20만원 명시 <조선일보 2013년 11월 20일자 A12면>

정부가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기초연금’은 최소 10만원, 최대 20만원이라고 법률에 명시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는 지난 9월 발표한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10만∼20만원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을 토대로 한 기초연금 법안을 확정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정부가 최근 확정한 기초연금 법안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 10만~20만원을 인상 지급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 제정을 놓고, 얼마나 넓은 계층에게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급하느냐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지요. 기초연금 논란을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 사회가 직면할 수 있는 세대 간, 계층 간 연금 갈등의 불씨가 엿보입니다. 오늘은 연금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고령화와 금융 위기 등 변수에 따라 연금 지급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초연금, 왜 인상하나요?

기초연금은 동시대에 사는 젊은 세대(근로자)로부터 돈(세금)을 걷어 나이 든 세대(은퇴자)에게 주는 방식입니다. 이를 '부과 방식(pay-as-you-go) 연금'이라고 부릅니다.

부과 방식 연금은 세대 간 부양 원칙에 충실한 제도입니다.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미처 연금을 쌓을 기회가 없었던 노인 인구를 부양할 수 있습니다. 고령화가 상당히 진전된 서유럽 국가는 대개 부과 방식의 공적 연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988년 도입된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은 미가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초연금 인상을 통해 노인 복지 폭을 넓힌다는 것이 기초연금 인상의 명분입니다.

그러나 부과 방식 연금은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근로 세대가 짊어지는 부담이 급속히 늘어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일할 사람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부양받을 사람이 늘어난다면 근로 세대가 훨씬 많은 세금을 내는 것 외엔 해법이 없는 것이지요. 한 국가에서 부과 방식 연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젊은 시절에 스스로 노후 자금을 열심히 모으지 않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는 부과 방식 연금 비중을 줄이고 적립 방식(funding) 연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금 제도의 틀을 바꾸고 있습니다.

◇적립 방식 연금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적립 방식 연금이란 현재 일하는 개인이 자기 소득의 일부를 투자해 쌓인 돈을 퇴직 이후 찾아 쓰는 연금 제도를 말합니다. 우리나라가 1994년 도입한 개인연금과, 2005년 도입한 퇴직연금이 대표적입니다. 적립 방식 연금은 젊은 세대에게 짐을 떠넘기지 않고 노후를 스스로 책임진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적립 방식 연금은 저축을 늘리고, 자본시장을 발전시켜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고령화의 영향도 부과 방식보다는 덜 받는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1980년 이후 30여개국이 적립 방식 연금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적립 방식 연금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금융 위기는 적립 방식 연금에 타격을 줍니다. 적립 방식 연금은 일정 기간 돈이 쌓이고 여러 자산에 투자·운용됩니다. 그런데 금융 위기를 겪게 되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금융 위기가 지나면 자산 가격이 회복되곤 하지만, 퇴직과 금융 위기가 맞물리는 시기의 은퇴 세대는 노후 자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 위험이 상존합니다. 또 한 국가에서 적립 방식 연금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충분한 노후 자금을 모으지 못한 저소득층 등에게는 '노후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가혹한 처방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연금 논란, 해법은 없나요

부과 방식 연금과 적립 방식 연금은 일장일단을 가진 제도이며, 어느 쪽 비중을 늘려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많은 연금 전문가는 두 방식 간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합니다. 이때 언급되는 것이 '세 기둥 연금(three pillar pension systems)' 개념입니다. 한 가지 방식의 연금 제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국가, 기업, 개인이 각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삼중 구조를 통해 연금의 사회적 기능과 효율성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투자와 마찬가지로 연금 제도 자체도 한 바구니에 담지 말고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아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세 기둥 연금 체계

정부, 기업, 개인이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개인의 퇴직 후 소득을 제공하는 연금 제도를 만들자는 것으로, 한 국가에서 부과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적 연금과 적립 방식을 따르는 사적 연금을 동시에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통해 이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삼층 연금 체계(three tier pension systems)’라고도 부른다.


◆퀴즈

기초연금처럼 현 세대의 근로자로부터 돈을 걷어 나이 든 세대를 부양하는 연금 방식. ○○○○ 연금은 적립방식 연금에 비해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근로 세대의 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2월 4일(수) 오후 5시 마감, 12월 6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주 정답: 거시경제>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당첨자=강미란 강신영 강진호 강호진 고경희 구근형 권민희 김대봉 김덕만 김성연 김윤희 김재호 남윤정 박규칠 박연아 박영진 박이지 박지영 박진아 박향숙 배경자 신영란 심영아 이경원 이동균 이미혜 이승복 이재령 이정화 이철 이철민 이춘봉 이희수 정영학 조나영 조미현 한숙희 홍도의 홍진석 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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