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내달부터 최대 5.9%p 내린다

신용카드사와 은행들이 12월부터 카드론 대출금리와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일제히 내린다. 평균 인하폭은 카드론이 1%포인트,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0.8%포인트다. 카드사들이 대출금리를 한꺼번에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드사 대출금리 인하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대출 업무와 무관한 비용은 대출 원가에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대출금리 모범 규준'을 카드사·은행들에 내려 보낸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의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는 카드사와 은행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금리를 개인 신용등급별로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최고 28.5%에 이르는 등 카드 대출금리가 대부업체의 고리대금과 비슷할 정도로 너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카드론 금리 최대 5.9%포인트 낮아져

카드사들이 제출한 금리 인하 계획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신한·삼성·현대·롯데·하나SK·국민·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현재 연 16.4%에서 15.5%로 0.9%포인트,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연 22%에서 21.3%로 0.7%포인트 내린다.

12개 은행계 카드사는 인하폭이 더 크다. 카드론은 평균금리가 1.1%포인트, 현금서비스는 0.9%포인트 내려 각각 연평균 금리가 12.1%, 21.2%가 될 전망이다.

카드론 금리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회사는 전북은행으로 5.87%포인트 떨어진다. 이어 광주은행(3.6%포인트), 현대카드(2%포인트) 순이다.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제주은행이 3.79%포인트, 경남은행 1.5%포인트, 신한카드 1.2%포인트 각각 내려간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번 대출금리 인하로 카드 대출 고객이 연간 2200억원가량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은 당기순이익 규모가 1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예컨대, 카드 대출 비중이 높은 신한카드의 경우 연간 600억원가량의 수익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 대출, 되도록 피하고 금리 비교 꼼꼼히

카드 대출은 별도 심사 없이 곧바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뺄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월급쟁이들이 급전 조달 수단으로 즐겨 이용한다. 하지만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는 인하 후에도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대안이 있다면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급전이 필요할 경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대신 은행·보험·상호금융 등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우선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6.9%로, 현금서비스의 3분의 1 수준이다. 자기 주거래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면 연 5~15% 수준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급여이체 등 조건을 충족하면 금리를 깎아주는 경우도 많다.

승진이나 취업 등으로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는 것도 대출 이자 부담을 더는 방법이다. 원래는 은행과 보험 등에만 적용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카드와 캐피탈업체 등에서도 금리인하요구권 제도가 도입된다. 보험에 들어 있다면 보험약관대출(평균 이자율 11.4%)을 받으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보다 이자가 싸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회사별로 금리 수준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에서는 카드별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평균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과거엔 금융회사별로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만 공개됐는데 이달 중순부터는 자기 신용등급에 해당하는 평균금리를 회사별로 비교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