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억 굴리는 남자… "내년 株價 신기록(코스피 최고치 2011년 2231) 나온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전후로 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는 꾸준하지만 아직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본격적인 주식 매수에 뛰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주최로 이달 20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201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 특별 강연자로 나서는 구재상 K클라비스 투자자문사 대표에게 내년 주식시장에 대해 물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자리를 떠난 뒤 올 6월 K클라비스라는 투자자문사를 설립했다. K클라비스는 11월 말까지 4600억원을 모았는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2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가량 상승했다.

구재상 대표는 "내년엔 2007년 이후 이어 온 박스권 장세가 끝나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신감을 갖고 투자해도 좋다"고 했다.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는 2011년 4월 27일에 기록한 2231포인트였다.

◇"미국이 경기 회복하면 한국은 과거보다 수혜 클 것"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주가 전망에 대해 구재상 대표가 낙관론을 펴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해외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이다. 구 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내년에 본격적인 회복세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장률, 고용 등 각종 지표가 경기 회복세를 예감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연율 2.8%로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10월 실업률은 7.3%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11월의 10.0%보다 크게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차별화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 대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이 제조업을 강화시키면서 다른 이머징 국가들은 미국 경기가 좋아져도 수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반면 한국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서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수혜가 예전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연말이나 연초에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미국 경제 회복이 어느 정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며 "양적 완화 축소는 많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한국 경제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양적 완화 축소는 돈 푸는 규모가 줄어드는 것일 뿐 경기 부양을 지속하는 것이지 경기 부양을 중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구 대표는 "미국에서 금리 인상 같은 본격적인 긴축 움직임은 빨라야 2016년쯤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수 회복과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수 기대"

둘째는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이다. 구 대표는 "아직 체감 경기가 좋지 않아 내수가 침체돼 있는 것 같지만 10월 소매판매액이 전월보다 1.3% 증가해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지표는 내수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며 "내년엔 내수 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은 내수 부양 카드를 많이 아껴둔 상태라 내년부터 정부의 확장 정책이 본격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수 경기가 좋아져 체감 경기도 좋아지면 개인 투자자들도 본격적인 매수세를 나타낼 것이란 게 구 대표의 예상이다.

끝으로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수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7월 이후 지금까지 17조원가량의 우리나라 주식을 순매수했다. 구 대표는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내년엔 그동안 사지 않았던 내수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규모 순매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내년에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IT(정보기술), 조선, 화학, 내수 관련주를 추천했다. 그는 "IT업종은 글로벌 경기 회복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이고, 조선과 화학은 올해의 상승 모멘텀이 2~3년은 더 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수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는 내수 관련주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