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단카이 세대(團塊·덩어리: 2차대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소비 주도하는 'S·E·R 세대(Spend·Enjoy·Run Money: 돈 쓰고, 즐기고, 굴리고)'로 대변신
입력 : 2013.12.03 03:02
[6075 新중년] [제2부] [4] 파워 컨슈머로 급부상
실버시장 규모 13년새 2배로… 65세 이상 취업자도 역대 최고
신중년, 부양해야 할 대상에서 경제 살리는 생산·소비 주체로
일본의 단카이(團塊·덩어리) 세대. 2차대전 직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약 680만명)로, 일본 고령화의 상징 세대다. 이들을 부르는 말이 바뀌고 있다. '서(SER) 세대'. 신중년이 돈을 쓰고(Spend) 즐기고(Enjoy) 굴려야(Run Money) 일본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일본 정부 정책의 기조가 반영된 용어다. 신중년을 '노인'이 아닌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도 담겨 있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SER 세대가 뜨면서 오랜 침체기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도 조금씩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분쿄(文京)구에 있는 쇼핑몰 '도쿄돔시티'의 유니클로 매장. 주말을 맞아 겨울옷 등을 보러 나온 20여명 중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신중년이다. 토요일에도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속옷을 사러 왔다는 오쿠다(63)씨도 쇼핑백을 든 채 여성 코너의 옷들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유니클로에)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을 위한 물건이 많다는 점이 맘에 든다"며 "주변에 온천과 식당가도 있어서 한 달에 한두 번 쇼핑하러 온다"고 말했다. 일본 소도시의 작은 양복점에서 출발한 유니클로가 매출 1조엔(약 10조원)대 의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무엇보다 "신중년 이 지갑을 연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64) 회장은 "나도 시니어지만 '시니어용'이라고 하면 입기 싫어진다"며 "디자인이 간결하고 안감이 편한 옷 등 전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시니어를 위한 마케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30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분쿄(文京)구에 있는 쇼핑몰 '도쿄돔시티'의 유니클로 매장. 주말을 맞아 겨울옷 등을 보러 나온 20여명 중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신중년이다. 토요일에도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속옷을 사러 왔다는 오쿠다(63)씨도 쇼핑백을 든 채 여성 코너의 옷들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유니클로에)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을 위한 물건이 많다는 점이 맘에 든다"며 "주변에 온천과 식당가도 있어서 한 달에 한두 번 쇼핑하러 온다"고 말했다. 일본 소도시의 작은 양복점에서 출발한 유니클로가 매출 1조엔(약 10조원)대 의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무엇보다 "신중년 이 지갑을 연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64) 회장은 "나도 시니어지만 '시니어용'이라고 하면 입기 싫어진다"며 "디자인이 간결하고 안감이 편한 옷 등 전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시니어를 위한 마케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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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의 마음을 잡기 위해 나선 곳은 유니클로뿐만이 아니다. 의료·보건 부문은 물론, 식품 부문 등까지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추세다.일본 기업들의 이런 변화는 과거 '부양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일본 신중년이 강력한 소비 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일본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0년 50조엔대에서 올해 연간 100조엔(약 1031조원)을 넘어섰다. 기업인들은 "세대별로 나눠볼 때,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유일한 시장이 바로 시니어 시장"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고령자 숫자가 많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보다 더 건강해진 신중년이 직장에서 퇴직한 이후 다시 일터로 나가 연금 이외 소득원을 확보하면서 '시니어 마켓'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66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총취업자에서 차지하는 고령자 비율도 10％를 넘어섰다. 특히 올 4월부터 일본 기업의 정년이 65세로 높아지면서 기존 직장과 연장 계약을 하는 이가 늘고 있고, 퇴직 후 새 일자리를 찾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창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60대 이상은 숙박업·요식업부터 제조업, IT, 고령자 대상 서비스업 등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매년 2000개 이상 회사를 새로 세운다. 일본정책금융공고가 올해 발표한 '2012년 창업 대출 실적'을 보면, 55세 이상의 시니어 창업 자금 대출 건수는 1196건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전체 창업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도 2001년 3.9％에서 2011년 이후 6.5∼7％로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91년 이래 최고 수치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55)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은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높이기로 하고, 올해 정년퇴직 연령부터 65세로 높여 자연스럽게 신중년을 일터로 이끌었다"며 "일하는 신중년이 늘면서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기업들이 다시 생산 전략을 짜는 이른바 '생산→소비→생산'의 선(善)순환 구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전략을 새로 짜는 가운데, 정부도 '일하고 소비하는 신중년'이야말로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구해낼 열쇠로 보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작년에는 '인생 90년 시대'라는 기치 아래 고령자 창업을 활성화하기로 하는 등 11년 만에 고령 사회 대책을 전면 개편했다. 과거 신중년을 '복지 대상'으로만 보다 연금 재정 고갈 등에 직면, 고령화 정책에 실패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66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총취업자에서 차지하는 고령자 비율도 10％를 넘어섰다. 특히 올 4월부터 일본 기업의 정년이 65세로 높아지면서 기존 직장과 연장 계약을 하는 이가 늘고 있고, 퇴직 후 새 일자리를 찾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창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60대 이상은 숙박업·요식업부터 제조업, IT, 고령자 대상 서비스업 등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매년 2000개 이상 회사를 새로 세운다. 일본정책금융공고가 올해 발표한 '2012년 창업 대출 실적'을 보면, 55세 이상의 시니어 창업 자금 대출 건수는 1196건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전체 창업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도 2001년 3.9％에서 2011년 이후 6.5∼7％로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91년 이래 최고 수치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55)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은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높이기로 하고, 올해 정년퇴직 연령부터 65세로 높여 자연스럽게 신중년을 일터로 이끌었다"며 "일하는 신중년이 늘면서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기업들이 다시 생산 전략을 짜는 이른바 '생산→소비→생산'의 선(善)순환 구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전략을 새로 짜는 가운데, 정부도 '일하고 소비하는 신중년'이야말로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구해낼 열쇠로 보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작년에는 '인생 90년 시대'라는 기치 아래 고령자 창업을 활성화하기로 하는 등 11년 만에 고령 사회 대책을 전면 개편했다. 과거 신중년을 '복지 대상'으로만 보다 연금 재정 고갈 등에 직면, 고령화 정책에 실패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