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5 新중년] "6075 큰손 잡으려면 나이 많은 것도 경쟁력이죠"

"비결요? 내 또래 고객님들 덕분에 20~30대 젊고 예쁜 쇼호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답니다. 하하."

국내 1위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의 이애경(60)씨는 업계 최고령이자 유일한 신중년 쇼호스트이다. 올해로 13년 차인 이씨는 주로 건강식품, 여행 상품 등 신중년이 좋아할 상품을 맡아 한 주에 5~6번씩 방송을 하고, 시간당 10억~15억원 매출을 올리는 베테랑 쇼호스트다. 본인의 최고 시간당 매출액은 28억원(귀금속). 이 기록은 해당 상품 최고 매출 기록이기도 하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나이 많은 것도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는 "홈쇼핑 업계의 새로운 '큰손'인 신중년을 잡았기 때문에 내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며 "전화 오면 열에 네다섯은 60대 이상인데, 나 같은 쇼호스트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하고 말했다.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 신중년이 '돈을 잘 쓰는 세대'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씨도 덩달아 바빠졌다. 신중년을 겨냥한 제품 편성이 집중된 새벽 방송을 많이 진행하면서 2003년부터 '새벽을 여는 쇼호스트 상'도 매년 받고 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30~40대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 많았는데, 지금은 값비싼 상품일수록 50~60대 고객층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씨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판매 모니터링을 해봐도 비싼 상품일수록 60대가 제일 많다"고 했다. 이씨는 "신중년 상품 판매는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호소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히 상품을 팔려는 게 아니라 어떤 상품이 도움되는지를 보여주면 신중년은 스스로를 위해 기꺼이 투자한다"고 했다.

그는 "나 같은 신중년 쇼호스트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항상 자식들을 위해 살다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삶을 되돌아보는 나이가 예순이에요. 그래서 좋은 상품을 나를 위해 사기 시작하죠. 신중년을 잡아야 '베스트 쇼호스트'가 되는 날이 곧 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