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경상수지 사상 최대 흑자라는데… 지금 콧노래를 부를 때가 아닙니다
입력 : 2013.12.04 23:42
[한국, 630억달러 흑자 예상돼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3가지]
① 수출가격 오른 영향도 있지만 경기 위축·투자 부진으로 수입 자체가 감소한 결과
② 외화 유입, 원화 절상 가능성
③ 美등이 통상 압력 행사할 수도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5%가 넘고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보다도 더 큰 규모이다.
과거에는 중상주의 관점에서 단순히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는 식의 해석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에는 명(明)과 암(暗)이 혼재돼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의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에서 수입을 빼고, 이자 및 배당소득 등의 수입에서 지출을 뺀 금액을 합하여 계산된다. 경상수지 흑자는 일정 기간 한 나라 거주자 전체가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정부나 가계, 기업이 소비 혹은 투자로 쓰고 남은 몫에 해당된다. 여러 경제 주체의 경제활동 결과이기 때문에 동일한 크기의 경상수지 흑자라도 이를 초래한 요인은 무척 다를 수 있다. 즉, 경상수지 흑자는 다양한 경제 상황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겉으로 드러난 증상일 뿐이기 때문에 그 성격이 바람직한지를 진단하려면 증상의 기저에 깔려 있는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자 위축 흑자는 피해야
바람직한 경상수지 흑자는 어떤 경우일까? 우선 수출품의 가격이 올라가고 수입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돼 발생하는 경상수지 흑자는 건전한 경우다. 과거 1980년대 후반 3저(低) 호황 당시 저유가라는 우호적인 국제 환경하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10%대 성장률을 보였던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올해의 경상수지 흑자 원인 중에도 국제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을 바탕으로 개선된 교역조건(1~9월 중 순상품교역조건이 작년보다 2.6% 개선)이 기여한 바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건전한 흑자인 측면이 있다.
과거에는 중상주의 관점에서 단순히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는 식의 해석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에는 명(明)과 암(暗)이 혼재돼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의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에서 수입을 빼고, 이자 및 배당소득 등의 수입에서 지출을 뺀 금액을 합하여 계산된다. 경상수지 흑자는 일정 기간 한 나라 거주자 전체가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정부나 가계, 기업이 소비 혹은 투자로 쓰고 남은 몫에 해당된다. 여러 경제 주체의 경제활동 결과이기 때문에 동일한 크기의 경상수지 흑자라도 이를 초래한 요인은 무척 다를 수 있다. 즉, 경상수지 흑자는 다양한 경제 상황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겉으로 드러난 증상일 뿐이기 때문에 그 성격이 바람직한지를 진단하려면 증상의 기저에 깔려 있는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자 위축 흑자는 피해야
바람직한 경상수지 흑자는 어떤 경우일까? 우선 수출품의 가격이 올라가고 수입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돼 발생하는 경상수지 흑자는 건전한 경우다. 과거 1980년대 후반 3저(低) 호황 당시 저유가라는 우호적인 국제 환경하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10%대 성장률을 보였던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올해의 경상수지 흑자 원인 중에도 국제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을 바탕으로 개선된 교역조건(1~9월 중 순상품교역조건이 작년보다 2.6% 개선)이 기여한 바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건전한 흑자인 측면이 있다.
세계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발생하는 경상수지 흑자도 건전한 흑자이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 세계 교역량이 증가하고 우리나라의 수출도 늘어난다. 그러나 올해는 1~10월 우리나라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9%에 그치는 등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최근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증가에 기여한 바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경기 위축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들어 생기는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는 바람직한 흑자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바가 있고, 2009년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증가한 바 있다. 올해는 투자 부진으로 자본재 수입이 1~10월 중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그만큼 경기 회복 속도가 늦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최근 경상수지 흑자 중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도 포함돼 있는 셈이다.
요약하자면, 최근 경상수지 흑자는 교역조건 개선이라는 긍정적 요인과 투자 등 내수 부진에 따른 수입 감소라는 부정적 요인이 결합되며 나타난 현상이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과 내수 개선으로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흑자 폭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경쟁력 확보 등으로 흑자 기조 자체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환율 절상 압력으로 작용
경상수지 흑자는 그 영향 측면에서도 명과 암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의 결과로 유입되는 외화는 외국인에게 빌려주어 대외자산을 늘리거나 과거에 빌린 외채를 갚는 데 쓰인다. 빚이 줄고 국부가 축적되면 해외에서 필요한 외화를 빌릴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 개선되고 대외신인도가 올라간다. 특히 자국 통화의 국제 통용성이 떨어지는 신흥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대외 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는 것이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된다. 최근 미 연준 양적 완화 축소 논의 과정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신흥국들이 글로벌 투자 자금 유출의 대상이 되어 큰 폭의 통화 절하를 겪은 바 있다. 반면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오히려 유입됐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의 공급이 늘어나면 원화는 절상 압력을 받게 된다. 원화가 절상되는데 수출품의 국제가격을 유지한다면 원화로 표시한 수출품의 가격이 하락해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만약 수출업자가 외화표시 국제가격을 인상하면 그만큼 수출품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전체 산업의 수출이 골고루 늘어난 결과로 발생한 경상수지 흑자라면 이런 조정 과정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출 확대가 일부 산업에 집중될 경우 그 혜택은 일부 산업에만 돌아가고 원화 절상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는 모든 산업에 미쳐 경제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또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는 미국 같은 대규모 적자국이 통상 압력을 행사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 통상법 수퍼 301조가 1988년 도입된 이후 반년마다 미국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하는 환율 보고서는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88~1989년에 걸쳐 3차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올해 1~9월 대미 흑자국 중 우리나라 흑자 규모 순위가 작년의 13위에서 올해 8위로 대폭 올랐다. 향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가 다시 미국의 주목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반면 국내 경기 위축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들어 생기는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는 바람직한 흑자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바가 있고, 2009년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증가한 바 있다. 올해는 투자 부진으로 자본재 수입이 1~10월 중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그만큼 경기 회복 속도가 늦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최근 경상수지 흑자 중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도 포함돼 있는 셈이다.
요약하자면, 최근 경상수지 흑자는 교역조건 개선이라는 긍정적 요인과 투자 등 내수 부진에 따른 수입 감소라는 부정적 요인이 결합되며 나타난 현상이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과 내수 개선으로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흑자 폭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경쟁력 확보 등으로 흑자 기조 자체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환율 절상 압력으로 작용
경상수지 흑자는 그 영향 측면에서도 명과 암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의 결과로 유입되는 외화는 외국인에게 빌려주어 대외자산을 늘리거나 과거에 빌린 외채를 갚는 데 쓰인다. 빚이 줄고 국부가 축적되면 해외에서 필요한 외화를 빌릴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 개선되고 대외신인도가 올라간다. 특히 자국 통화의 국제 통용성이 떨어지는 신흥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대외 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는 것이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된다. 최근 미 연준 양적 완화 축소 논의 과정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신흥국들이 글로벌 투자 자금 유출의 대상이 되어 큰 폭의 통화 절하를 겪은 바 있다. 반면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오히려 유입됐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의 공급이 늘어나면 원화는 절상 압력을 받게 된다. 원화가 절상되는데 수출품의 국제가격을 유지한다면 원화로 표시한 수출품의 가격이 하락해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만약 수출업자가 외화표시 국제가격을 인상하면 그만큼 수출품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전체 산업의 수출이 골고루 늘어난 결과로 발생한 경상수지 흑자라면 이런 조정 과정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출 확대가 일부 산업에 집중될 경우 그 혜택은 일부 산업에만 돌아가고 원화 절상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는 모든 산업에 미쳐 경제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또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는 미국 같은 대규모 적자국이 통상 압력을 행사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 통상법 수퍼 301조가 1988년 도입된 이후 반년마다 미국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하는 환율 보고서는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88~1989년에 걸쳐 3차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올해 1~9월 대미 흑자국 중 우리나라 흑자 규모 순위가 작년의 13위에서 올해 8위로 대폭 올랐다. 향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가 다시 미국의 주목 대상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