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가격 왜 이런 걸까

수원에 사는 A씨. 맞벌이하면서 나름으로 저축을 해서 마침내 48년 만에 처음으로 집을 구입하였다. 생애 처음으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11월 입주하였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여러 가지 구입할 게 많았다. 집 장만을 위해 그동안 근검절약하면서 변변한 가전제품이 없었고 특히 김치냉장고는 한 번도 구입을 하지 않았던 터라 이번에 마음먹고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20년 전자회사에 다닌 경험으로 보다 싸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먼저 본인이 다니는 회사 제품을 사기 위해 수원에 있는 전자 대리점을 방문했다. 그런데 가격이 생각대비 너무 고가였다. 매장에는 거의 200만 원대의 김치냉장고만이 진열되어 있었다. A씨의 아내는 '김치냉장고 가격이 요즘 거의 이렇게 한다'고 했다. A씨는 '참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A씨가 생각했던 가격 대비 너무 차이가 있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방법을 찾았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 비교 후 구매하는 방법이었다. 몇 날 며칠을 조사하면서 정말 김치냉장고 가격, 아니 전반적인 가격 제품의 가격이 왜 이렇게 천차만별인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졌다. 예를 들면 480ℓ 김치냉장고인 경우 온라인 쇼핑몰마다 가격이 널뛰기를 했다. A 쇼핑몰은 195만 원, G 쇼핑몰은 277만 원, Y 쇼핑몰은 275만 원. 동일한 회사제품, 동일한 스펙, 동일한 서비스 조건을 가진 제품이 80만 원이나 차이가 나니 말이다.

20년간 전자회사에서 근무한 A씨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공장에서 출시하는 가격은 동일한 진대 도대체 어느 과정에서 이렇게 가격차이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공장에서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의 종업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가전제품이 단순히 유통과정에서 이렇게 가격이 변질하는 현실은 분명 모순이 있는 것이다. 결국은 이런 가격구조 차이는 정보에 어두운 일반 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다.

A씨의 경우 김치냉장고만 구매해도 이런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신혼부부인 경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까지 구입을 하게 될 때 쇼핑몰마다 이런 가격 차이를 보일 경우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수백만 원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물론 요즈음 대다수 신혼부부는 정보에 밝기에 이런 우를 범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의 마진은 갖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지만 이렇게까지의 가격 차이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모 방송국 뉴스에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시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자 제품을 한국에서 미국 사이트에 접속해서 사더라도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더 싸다는 뉴스를 접했다. 앞서 얘기한 냉장고의 경우를 봤을 때 굳이 미국에서 구매하지 않더라도 한국에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더라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보다 유통업체가 더욱 많은 마진을 가져가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이치와 같다. 따라서 전자제품의 유통구조가 하루빨리 투명하게 되어야만 이런 왜곡된 가격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