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미세먼지 매일 예보… 내년 3월 韓中日 첫 대책회의도

올겨울 들어 중국발(發) 미세 먼지가 잦아지자, 정부는 그동안 미세 먼지 농도가 '약간 나쁨(81~120㎍/㎥)' 이상으로 예상될 때만 전날 오후 5시에 예보하던 체제를 바꿔 오는 16일부터 매일 미세 먼지 농도를 예보하기로 했다. 또 하루 한 차례만 하던 예보도 내년 2월부터는 오전 5시, 오후 5시 두 차례 예보로 바뀐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기상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합동으로 10일 '미세 먼지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현재 미세 먼지 예보 인력이 3명에 불과한데 기상청·수도권대기환경청 등에서 전문가를 모아 인력을 12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세 먼지 '깜깜소식'에 숨통

종전에 수도권과 충청·강원권 등 일부 지역에서만 하던 예보도 올해 안에 전라·경상·제주도 지역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미세 먼지보다 알갱이가 더 작아 건강에 특히 해로운 초미세 먼지(PM-2.5)에 대한 예보도 당초 예정(2015년 1월)보다 앞당겨 내년 5월부터 시행한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이 쓰는 대기질 모델에 기상청이 생산하는 기상 자료를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이른바 '앙상블 모델'을 개발하고 △고성능 컴퓨터도 더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과 미세 먼지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그간 중국 측 반응이 없어 열리지 못했던 '한·중·일 대기 분야 정책 대화'를 내년 3월 20~21일 베이징에서 열기로 최근 확정했다. 이 자리를 통해 중국과 기초 자료 공유 등에 대한 협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 미세 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수도권 등록 차량의 20%를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보급하도록 추진하며, 노후 경유차에만 한정했던 저공해화 사업을 건설 기계나 선박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취약 계층에게 황사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는 지원책도 펼칠 계획이다.

앞서 9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도 내년도 미세 먼지 관련 예산을 정부가 요구한 17억원의 무려 7배인 119억원으로 편성했다.

◇"상당 시간 시행착오 겪어야"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미세 먼지 대책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미세 먼지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국내 대기오염은 중국에서 30~50% 정도 영향을 받는데, 중국과 앞으로 협조가 잘 이뤄질지 미지수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이날 중국과 협조하는 상황을 묻는 말에 "잘 안 된다. 중국이 자국 영향으로 오염 물질이 생긴다고 시인하지 않는 상황이라, (회의) 테이블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했다. 예보 인력을 늘리고 고성능 컴퓨터를 갖춰도, 중국에서 얼마나 오염 물질을 내는지 모른다면 예보 정확도를 올리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협업해 만드는 '앙상블 모델' 예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기상청이 쓰는 기상 예측 모델은 영국식이고, 과학원이 쓰는 대기 확산 모델은 미국식이라 이 둘을 결합해도 우리나라 상황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상황에 맞는 예측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예보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