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5 新중년] [제2부] 英 대기업, 정년 없이 新중년·청년 함께 채용… 수익성·성취감 상승… 자연스레 연륜도 전수

지난 2011년 10월 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정년퇴직 연령 명시를 금지한 영국 정부는 신중년들의 고용을 독려하기 위한 국가적 캠페인을 시작했다. '에이지 포지티브(Age Positive) 캠페인'이라고 이름 붙여진 운동을 통해 영국 정부는 고용주들이 가지고 있는 신중년층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동시에 신중년 고용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지 않는다는 점을 집중 홍보했다.

그 근거로 영국 재정정책연구소(IFS)의 보고서를 제시했다. 1968~2005년 영국의 연령별 고용률을 전수조사한 IFS는 "신중년의 고용과 젊은이들의 취업이 대립한다는 속설은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신중년의 고용이 오히려 젊은 층의 고용 증가와 긍정적인 연관을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영국 정부는 연구 보고서에 더해 실제 사례 연구를 통해 신중년층을 고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익을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대의 모기지 은행으로 꼽히며 영국에서만 700여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네이션와이드(Nationwide)다. 영국의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신중년 고용 정책을 추진한 네이션와이드는 2005년 직원들이 7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회사 규정을 바꿨고, 2011년에는 계약서에서 은퇴 연령을 아예 삭제했다. 네이션와이드는 직원 1만5000명 가운데 50세 이상이 16%, 60세 이상은 2%를 넘어섰다.

네이션와이드가 이처럼 신중년 고용에 앞장서는 이유는 회사에도 실질적인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네이션와이드 홍보담당인 조셉 홉킨스(Hopkins)씨는 "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많은 고객이 자신들의 상황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신중년 직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며 "신중년 채용 이후 회사 수익성도 좋아져 청년 고용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뿐 아니다. 영국 남동부에 위치한 하트퍼드셔(Hertfordshire) 카운티에는 3만5000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50세 이상 직원이 3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