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5 新중년] [제2부] 제빵 맡은 청년, 포장 맡은 新중년… 인건비 줄고 매출 2배로

대전에 있는 제빵 업체 '미스터베이커리에스'는 한 달 평균 매출이 지난해 3000만원에서 올해 6000만원으로 2배가 됐다. 그 비결에 대해 이향숙(43) 대표는 "어르신들을 고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0년 생겼는데 신중년을 고용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이다. 현재 직원은 총 12명인데, 6명이 신중년, 나머지 6명이 20~30대이다. 역할은 철저히 나뉘어 있다. 제빵 기술을 보유한 청년들이 전문적인 일을 맡고, 신중년은 보조 업무와 빵 포장 작업을 한다. 이 대표는 "신중년을 고용하면서 인건비도 줄였고, 협업도 훨씬 잘 이뤄지면서 효율성이 크게 올랐다"면서 "생산이 늘면서 마케팅에도 공을 들일 수 있게 돼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년은 회사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한다. 일할 수 있다는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신중년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면서 젊은 직원들도 힘을 낸다"고 말했다.

6075 신중년이 일을 하면 젊은 층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많다. 하지만 각종 통계와 사례는 이런 우려가 기우라는 것을 보여준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정책협력실장은 "젊은 층과 신중년의 일자리가 단기적으로 충돌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서로 시너지를 낸다"며 "윈윈(상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중년·청년 함께 창업도 한다

지난 10월 1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카페에서 백발 노신사와 청바지 차림 대학생이 만났다. 한명균(63) 음악저널 회장과 건국대 4학년 서수언(24)씨. 처음 만난 이들은 어색함 없이 1시간 30분 동안 얘기를 이어갔다. 대화 주제는 공동 창업. 한 회장은 서씨를 만난 후 "내가 찾던 파트너를 드디어 만났네"라고 말했다.

이후 창업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2개월여 만인 13일에 마침내 '프리티켓'이란 회사로 문을 연다. 각종 공연이나 전시회 입장권을 다양한 온라인 행사를 통해 무료로 나눠주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소비자들은 공짜로 티켓을 얻고, 그 과정에서 공연·전시 기획사는 홍보 효과를 노리게 된다. 지난 11월 초 페이스북 계정을 시범 운영했는데, 게시물 1건당 1만건 노출을 성공시켰고, 시범 운영 기간엔 일주일 만에 회원 1260명도 모집했다. 또 김자경 오페라단 송년 갈라 콘서트 티켓 60장을 가지고 첫 이벤트를 열어서 하루 만에 이벤트 참가자에게 모든 티켓을 나눠 주는 등 성공적으로 첫 사업도 끝마쳤다. 지금은 공연예술 업계 인사 300여명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한 회장의 인맥을 활용해, 벌써 공연 기획사 30여곳과 접촉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명균 회장이 처음 프리티켓을 고안한 것은 공연 소외 계층에게 질 높은 공연을 제공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10여년 동안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을 해 이 분야에 풍부한 인맥을 갖고 있다. 홍보를 의뢰할 기획사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회장은 주된 사업 플랫폼인 인터넷 기술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았고, 수소문 끝에 만나게 된 사람이 서수언씨이다. 서씨는 주식 블로그 등으로 이미 온라인 마케팅 업계에선 '유명 인사'로 통한다. 결국 한 회장은 네트워크와 자본을, 서수언씨는 인터넷 기술과 마케팅 노하우를 출자해 공동 창업을 한 셈이다. 서씨는 "홈페이지 오픈을 앞두고 한 회장과 매일 카카오톡 등으로 대화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가는 신중년·청년층 고용률

통계청에 따르면, 20대와 60세 이상 고용률이 유사한 등락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60세 이상 고용률이 오를 땐 함께 오르고, 내려갈 땐 함께 내려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과 2011년 사이 20대 고용률(58.2%→58.5%)과 60세 이상 고용률(36%→36.5%)은 함께 올랐다.

이수영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심의관은 "통계와 사례 등을 분석해 보면 청년층과 고령층의 고용이 상충한다는 주장엔 실증 근거가 없고, 오히려 두 세대의 고용은 긍정적 상호 관계를 갖는다"고 말했다. 기재부 최 실장은 "고령 사회로 가는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청년과 신중년이 협업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더 많이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