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증시 회복되자 해외 株式거래도 '꿈틀'

올 들어 선진국 증시가 살아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거래도 꿈틀거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 증시를 따라 움직이는 ETF(상장지수펀드)나 성장 가능성이 큰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해외 주식 거래 증가 추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지난 3분기(7~9월) 미국과 일본, 홍콩 등 외화주식 투자잔액은 총 32억82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투자잔액이 30억달러를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3분기 외화주식 결제대금은 12억6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현재 일본 주식 비중이 전체 투자잔액 중 39% 수준으로 가장 많고 이어 홍콩(27%)과 미국(22%) 순인데, 특히 일본과 홍콩 주식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도 많았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 들어 외화주식 중 미국 S&P500이나 MSCI(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지수, 일본 S&P500 관련 ETF인 'ISHARES CORE S&P500 ETF'와 유럽과 호주, 극동 시장에 투자하는 ETF인 'ISHARES TRUST MSCI EAFE INDEX FUND' 등의 거래금액이 올 들어 각각 4162억원, 32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MSCI 이머징마켓 인덱스 관련 ETF인 'ISHARES MSCI EMERGING MKTS INDEX ETF'도 거래대금이 1437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연초 이후 미국 경기 회복 조짐에 나스닥은 34.5% 올랐고 S&P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각각 26.4%, 2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슷한 이유로 일본 닛케이 평균은 50.2% 상승했다.

◇실적 좋은 글로벌 주식 인기

실적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 주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미국 금융주, 신기술과 관련된 업체들이 대다수다.

올 들어 미국 카드업체 비자카드의 주식 거래금액은 1406억원을 기록했고 금융 회사인 스털링 파이낸셜과 한미 파이낸셜은 각각 821억원, 383억원으로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비자는 미국의 카드 사용이 늘며 올 들어 매 분기 순이익이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등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그에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다. 주가도 크게 올랐는데, 비자는 올 들어 31.6% 올랐고 스털링과 한미 파이낸셜은 각각 56.6%, 43.5% 상승했다.

또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모터스와 제약업체인 아레나 제약 등은 연초 이후 거래대금이 각각 514억원, 414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전문업체 뉴스킨은 411억원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S'를 내놓았고 뉴스킨은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늘며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319.8%, 249.7% 상승했다.

이외에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금융 회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은 올 들어 거래금액이 433억원으로 집계됐고 주가는 19.1% 올랐다. 한편 일본 증시에 상장한 국내 게임회사 넥슨은 올 들어 거래대금이 2143억원에 달했는데, 국내 주주들의 보유 주식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국 증시 상승 전망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며 글로벌 증시가 상승, 해외 주식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전화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손쉬운 주식 거래 시스템과 함께 실시간 해외 주식 거래를 위한 야간 데스크도 운영하고 있다.

저렴한 거래 수수료 및 환전 수수료,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서비스 등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글로벌사업부 해외주식팀의 이용훈 팀장은 "내년에도 국내 증시가 큰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특히 소비가 살아나는 미국 시장에 주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