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백전老將들, 은퇴 후 다시 해외 현장으로
입력 : 2013.12.15 21:37
실버 인력은 새 일자리 찾고, 회사는 풍부한 경험 활용하고…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현장… 한국인 400명 중 50명이 '실버'
SK건설·GS건설도 각각 100명 넘게 해외현장서 활약
지난 12일 오후 10시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 입구. 다음 날 새벽 1시 이라크로 떠나는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29명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20~30대 직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50~60대 5명이 눈에 띄었다. 1970~80년대 해외 건설 현장에 근무하면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체득한 건설 베테랑들이었다. 2~3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재취업 방식으로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이들 앞에는 인천에서 아부다비를 경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까지 13시간의 비행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도착 후 방탄 차량 10여 대에 나눠 타고 1시간을 더 달려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후 2시 30분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 도착한다. 환승 대기 시간까지 합치면 이동하는 데에만 20시간이 걸리는 강행군이다.
이들 앞에는 인천에서 아부다비를 경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까지 13시간의 비행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도착 후 방탄 차량 10여 대에 나눠 타고 1시간을 더 달려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후 2시 30분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 도착한다. 환승 대기 시간까지 합치면 이동하는 데에만 20시간이 걸리는 강행군이다.
휴가 후 복귀하는 전영순(55) 소장(기초자재 생산 담당)은 정년퇴직 후 지난 3월 재취업한 '실버 건설 인력'이다. 그냥 나이로만 보면 아직 실버군(群)은 아니지만, 젊은 혈기도 버티기 어려운 중동의 사막에서 일하기에는 많은 편이다. "올해 다시 입사했으니 '신입사원'인 셈이죠. 한국에서는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운 나이이지만, 이라크 현장에서는 내가 젊은 축에 속합니다."
젊은 시절 해외공사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50~60대 '백전노장'들이 최근 해외건설 현장을 다시 누비고 있다. 건설사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실버 세대를 현장에 전진 배치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은퇴한 건설 인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윈윈(win-win)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해외 건설에 재도전하는 백전노장들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0㎞ 떨어진 곳에 짓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에는 총 10만 가구의 주택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 현장에는 한국인 400여 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 중 50여 명은 은퇴 후 재취업한 만 55세 이상 실버 인력이다. 한화건설은 앞으로 현장에 투입할 인력의 10%(약 100여 명)도 50대 이상 베테랑들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이들을 열사(熱砂)의 건설 현장에 다시 배치한 것은 이들이 다양한 실무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 1970~8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일으켰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 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너끈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중동·아프리카·동남아 등지에서 15년간 일했던 강명일(60) 반장은 이라크 현장이 해외 건설 근무로만 10번째다. "내가 처음 일했던 이라크에서 해외 건설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더 애착이 갑니다. 남들은 '나이도 많은데 웬 고생이냐'고 하지만, 예전에 사막에서 텐트 치고 생활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해외 건설 현장 확대에 '실버 인력' 고용 급증
백전노장들은 이미 중동 특유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익숙해져 있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 노무자들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 이들은 또 20~30대 직원들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기술도 전수 중이다. 올해 한화건설에 입사한 김준영(20)씨는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온종일 이용우(62) 팀장을 따라다니며 콘크리트 강도 테스트 등 자재(資材) 품질관리 업무를 배우고 있다. 김씨는 "학교에서 배울 때보다 훨씬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해외공사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50~60대 '백전노장'들이 최근 해외건설 현장을 다시 누비고 있다. 건설사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실버 세대를 현장에 전진 배치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은퇴한 건설 인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윈윈(win-win)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해외 건설에 재도전하는 백전노장들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0㎞ 떨어진 곳에 짓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에는 총 10만 가구의 주택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 현장에는 한국인 400여 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 중 50여 명은 은퇴 후 재취업한 만 55세 이상 실버 인력이다. 한화건설은 앞으로 현장에 투입할 인력의 10%(약 100여 명)도 50대 이상 베테랑들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이들을 열사(熱砂)의 건설 현장에 다시 배치한 것은 이들이 다양한 실무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 1970~8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일으켰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 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너끈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중동·아프리카·동남아 등지에서 15년간 일했던 강명일(60) 반장은 이라크 현장이 해외 건설 근무로만 10번째다. "내가 처음 일했던 이라크에서 해외 건설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더 애착이 갑니다. 남들은 '나이도 많은데 웬 고생이냐'고 하지만, 예전에 사막에서 텐트 치고 생활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해외 건설 현장 확대에 '실버 인력' 고용 급증
백전노장들은 이미 중동 특유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익숙해져 있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 노무자들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 이들은 또 20~30대 직원들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기술도 전수 중이다. 올해 한화건설에 입사한 김준영(20)씨는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온종일 이용우(62) 팀장을 따라다니며 콘크리트 강도 테스트 등 자재(資材) 품질관리 업무를 배우고 있다. 김씨는 "학교에서 배울 때보다 훨씬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건설에 베테랑 퇴직 인력을 재투입하는 곳은 한화건설뿐이 아니다. SK건설도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에콰도르 등 해외 플랜트 현장에 정년을 넘겨 다시 입사한 '노장' 직원 104명을 두고 있다. GS건설도 퇴직 후 재취업한 엔지니어 103명이 세계 각지의 해외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GS건설 이우찬 상무는 "세계 각지에서 플랜트 공사 발주 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전문 기술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은 공사 품질 향상과 직결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정보기획실장은 "과거 중동 건설 인력은 저임금 단순 근로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고임금 전문 기술자나 관리자가 대부분"이라며 "수십년 동안 현장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버 인력'의 해외 진출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스마야(Bismayah)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Bismayah) 지역에 1830만㎡(약 55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다. 총 사업비 77억5000만달러(약 8조1607억원)가 투입되는 비스마야 신도시에는 경기도 분당신도시(약 9만7500가구)에 맞먹는 총 10만가구(839개 동) 규모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정보기획실장은 "과거 중동 건설 인력은 저임금 단순 근로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고임금 전문 기술자나 관리자가 대부분"이라며 "수십년 동안 현장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버 인력'의 해외 진출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스마야(Bismayah)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Bismayah) 지역에 1830만㎡(약 55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다. 총 사업비 77억5000만달러(약 8조1607억원)가 투입되는 비스마야 신도시에는 경기도 분당신도시(약 9만7500가구)에 맞먹는 총 10만가구(839개 동) 규모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