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市 65세 이상 치매 검사 해보니
경기도 부천시립노인병원 의료진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경로당과 문화센터, 가정집 등을 돌아다니며 부천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5455명의 치매 선별 검사를 진행했다.
선별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사 대상자 중 약 40％(2153명)가 인지장애 증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밝힌 우리나라의 2013년 치매유병률 9.4％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알려지지 않은 치매 환자가 그만큼 많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한 결과다.
물론 모든 인지장애가 치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치매의 초기 단계가 바로 인지장애이기도 하다. 문옥륜 부천시립노인병원장은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이라면 치매에 대비해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인지장애라면 괜찮지만, 원인이 치매라면 치료 약을 복용해야 상태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지장애로 결과가 나와 정밀 검사를 권유받은 사람 중 실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사람은 2명 중 1명밖에 안 됐다. 노인 200여명을 검사한 박정숙(56) 간호사는 "결과에 충격을 받아 검사 자체를 부정하거나 엉터리 검사라며 화를 내는 분이 많았고, '나는 이제 끝났다'며 펑펑 우는 분도 있었다"며 "이런 반응을 보인 사람 대부분이 정밀 검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또 현장에 나가 보니 치매 증세가 완연한데도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1~2명 남짓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치매 초기부터 약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실제로 이 같은 예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지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결과도 달랐다. 권명숙 간호부장은 "연세가 여든, 아흔을 훌쩍 넘는데도 기억력이 비상하고 수학 계산도 척척 하는 분도 있었다"며 "그런 분은 평소에 독서나 단어 암기, 수학 계산 등 치매 예방 활동에 열심이었다"고 말했다. 또 권 부장은 "비슷한 연령대에서 대체로 혼자 사는 분들의 상태가 훨씬 더 안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