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윗가지가 뿌리에서 오는 영양, 물을 더 많이 받는다. 오히려 낮은 곳의 가지가 자라기 어렵다. 최종으로는 고사한다. 인간 사회나 기업 조직 같다. 올라갈수록 승승장구하는 점에서 일종의 규모의 직위 같은 게 없을까? 성장하려면 확실한 공급 루트를 확보하고, 위치가 높을수록 자란다. 나무는 그런 방식으로 다양한 줄기와 잎 사이에서 자신을 높이 자라게 한다.
평사원들이 대기업에 입사 후 중역까지 오르는 길은 험난하다. 동기 열 명에 한 명 정도나 부장 고참이면서 팀장급을 하는 정도다. 1:70~80 정도나 대망의 별을 단다. 거기서 한 걸음 더 오르기는 어렵다. 핵심 요직에 가는 건 또 다른 경쟁과 더할 나위 없는 운이 필요하다. 그렇게 올라가기가 힘들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지 못하면 결국 고사한다.
승진만큼이나 기업경영은 더 실력이 요구된다. 임원이 기업의 핵심 수뇌가 되려면 아마도 과거와는 다른 차원이나 방향을 밟아야 할 세계일 거다. 한국은 무역국가로 지구 곳곳에서 활약했다. 기업 내부에서의 경쟁만큼 해외에서의 경쟁은 치열하다. 무역을 통한 생산 및 고용제고, 수출증대 등이 FTA가 궁극으로 노리는 목적이다. 기본적으로 FTA는 무역을 넘어 외환, 금융, 서비스까지 망라한다.
지난 12월 9일에 관세청 주최로 기업의 FTA 사례 발표 대회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관세청, 관세사, 기업이 참여해 각 기업이 그간 일궈온 FTA 관련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대응해 새로운 국제 통관 질서에 적응했는지 일부 보여줬다.
원산지 결정 기준은 세번(稅番, HS Code)변경이라는 국제 기준 코드를 가지고 모든 수출입에 관계된 거래 제품을 분류하게 된다. 원재료나 제품이 FTA 역내에서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발행해야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로써, 수입지 관세청에서 관세절감의 혜택을 받아 가격 경쟁력,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원산지 결정 기준은 역내에서의 가공을 원칙으로 하고, 이는 서류(원산지 증명서)로 증명되어야 한다. 관세 혜택의 출발점이고 종착점은 서류다. 자유 무역 협정 (FTA)는 양 협정국의 기업들에 중장기적 영향을 발휘한다. 기업은 관세 혜택을 보기 위해 첫째, 역내 기업 간 무역 활동을 늘리고, 둘째로 역내 기업 내로 기업의 자원을 재배치할 수도 있다.
원산지 증명원을 발행하려면 가공이 역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충족시키려 일부 기업은 역내로 기업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해외 곳곳으로 나가 투자했던 한국 기업이 역내나 국내로 중장기적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
FTA는 권리가 아니다. 수입국의 관세청에 일정한 자격 요건을 제출해야 받는 혜택일 뿐이다. 원산지 충족을 협정대로 반드시 서류상으로 해야 한다. FTA는 국가별로 협약 기준이 다르다. 해당국 관세청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는 데 수출기업은 상당히 준비해야 한다. 적절히 제도나 인력에 대한 교육과 수출 통관 준비를 성실하게 준비하려면 최소한 기업의 경영진의 누군가는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이 단계에서 식물의 성장 원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기업도 성장하려면 국제 무역 질서의 변동에 따른 대응책을 상부의 가지에 전달돼야 한다. 바로 CEO가 구체적으로 관심을 표명할 정도가 되어야할 근거다. 최고 경영진이 세부 사항에 대한 전반적 이해에 기초해 있으면 하위 조직으로 FTA 제반 서류 작업에 대한 준비는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
2010년대를 전후해서 세계는 새로운 무역 질서에 들어갔다. 한국은 19세기 쇄국 정책의 아픔을 안다. 시대에 따라 부적절한 대응과 고립은 산업과 경제에 직접 악영향을 받게 할 것이다. 21세기의 이 새로운 무역 질서는 상세하고,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이익을 추구한다. 관세혜택의 대가로 역내에서 수입, 가공, 물류, 서비스 활동을 원활히 촉진한다.
신문에서 최근 연이은 동북아 정세는 미-중간의 패권 경쟁은 군사적 우위 과시, 새로운 무역질서가 얽힌 보이지 않아도 지구만큼 크게 크고, 들리지는 않지만, 지구만큼 큰 소리를 내며 돌고 있다. 한?미?일?중이 긴밀하게 얽힌 이런 미묘한 시국에서도 한국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국지전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군사력 보유가 필요하고, 무역 질서를 통한 국익 추구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까지 FTA에 대한 관심 환기를 일으킬 때다. 국가 중추의 통상 선도 기관도 이런 관점에서 촌각을 다투며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대개 FTA 교육은 기업의 부장도 가면 위신이 깎인다고 안 간다. 금천구에 있는 매출 300억 원의 한 전자 강소기업의 해외영업 부장은 교육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FTA는 서류가 원산지 증명서라는 서류나 상업송장에 찍히는 문구 하나에 근거한 통관절감의 혜택을 주는 협정이다.
따라서 서류 요건을 충족하는 중요한 단계를 가볍게 다루면서, 관세절감의 과실을 마구잡이로 따먹다가는 금단의 열매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듯이 부주의하게 원산지 증명서를 남발한 기업은 향후 5년 내 언제든 수입지 관세청의 검증이라는 무서운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가산금, 가산이자, 벌금, 원산지 수출 자격자 심사 결격으로 수출 경쟁력이 낮아질 경우 기업에 따라서는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아무리 바빠도 중소기업 대표나 경영층이 관세청이나 FTA 교육 기관에 먼저 연락해 지역별로 중요한 요점과 사례를 중심으로 해 어떤 제반적 준비가 있어야 하고, 수입지 관세청에서의 검증 조사를 사전에 방지해 한국 내 기업에 대한 영향을 막을지를 공감해야 한다.
무지는 큰 죄다는 말이 있다. 기업을 망치는 요인에 FTA 원산지 인증서 남발이 원인이 되는 사태는 기우로 끝나야 옳다. 한국 정부가 19세기의 아픈 상흔을 다시 밟지 않으려 산업 엘리트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FTA의 서류 요건 충족을 통한 관세 혜택의 기회를 따왔다. 정작 수혜를 누리고 즐겨야 할 한국 기업이 준비를 소홀히 하면 검증의 역풍을 받을 가능태가 있는 거고, 그럴 경우 기업은 큰 위기가 맞는다.
기업 핵심 임원이나 CEO는 반드시 FTA 교육을 요약해서라도 받아야 한다. 어떤 관세사가 한 말을 전한다. FTA는 권리가 아니다. 혜택일 뿐이다. 이런 말을 듣고도 상대국 관세청도 검증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부메랑이 날아올 수 있는데도 부주의하게 준비를 소홀히 해 맞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