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2.26 10:05

Industry

50대 후반 김중년 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김씨는 밤사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자녀들이 보낸 귀여운 손자의 사진을 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의 스마트폰 배경화면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가득 차 있다.

간단한 아침식사 후 김중년 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에 접속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새 글을 읽으며 인상 깊은 정보를 SNS와 이메일을 통해 지인들과 공유한다. 소셜커머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한 커피 할인 쿠폰의 남은 수량을 확인한 그는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될 것이 라는 생각에 호흡을 고른다. 그리고 이내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고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로 나선다. 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손에는 어김없이 디지털카메라가 들려 있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PC부터 ‘입는 컴퓨터’라 불리는 디지털 안경 및 시계까지 정보통신 기술(ICT)의 발전은 온라인이라는 가상 공간으로의 접근성을 한껏 높여준다. 김중년 씨처럼 시니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통계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5060세대의 인터넷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말을 기점으로 50세 이상 인터넷 이용 인구는 약 7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가장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80%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매개체로 다양한 정보통신 기기 사용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인구 지도의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에서는 정보통신 기술과 ‘디지털 에이징(Digital Ageing)’에 주목했다. 참석자들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 참여의 길을 폭넓게 열어줌으로써 그들을 생산자로 변화시키는 이른바 ‘디지털 에이징’을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21세기형 노인복지 전략으로 비중 있게 다뤘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시니어 세대의 경험, 지혜 그리고 아이디어가 정보통신 기술과 만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더불어 세대 통합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년과 디지털기기

국내 최초의 ‘온라인 노후준비 박람회’ 개최

이런 추이를 봤을 때, 2014년 시니어 세대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에이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화두로 나왔던 ‘적극적 노화(active ageing)’와 ‘생산적 노화(productive ageing)’의 연장선상에서 이제 ‘온라인’을 통한 사회 재참여의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IT를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 창업 등의 경제적 생산활동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재능 기부, 관계 형성 등 비재무적 생산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에이징의 선도적인 사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관련 기관 및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니어 포털사이트 기반의 ‘온라인 노후준비 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박람회를 주최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기업 시니어파트너즈는 중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 및 공공기관과 함께 노후에 필요한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고자 준비 중이다. 해당 박람회는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세대가 교류하는 세대 통합의 장으로서 역할도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정부 산하기관에서는 디지털 에이징을 테마로 한 창업 및 취업 교육 사업 도입을 예고했으며, 각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분야에서도 시니어 IT 교육 사업이 추가되고 있다.

이제 시니어는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 주체로서 역할을 넘어 생산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또 모든 시니어가 희망하는 평생 직업과 IT 기술의 환상적인 궁합은 2014년, 디지털 에이징 원년을 통해 어떤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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