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10만명, 암 치료 경험… 5년 생존율은 66.3%로 늘어 男, 50대 후반부터 위·대장암… 女, 40대 후반에 유방암 많아
남성은 50대 후반부터 위·대장·폐암 발생이 급증하고, 여성은 40대 후반에 유방암, 50대 갑상선암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에 비해 여성 암 환자가 더 급격히 늘었지만, 5년 생존율로 본 치료 성적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좋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1년 국가 암 통계'를 발표했다.
◇45명 중 1명은 암 겪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암 치료를 마쳤거나 치료 중인 사람은 109만7253명(남성 49만1505명, 여성 60만5748명)으로 집계됐다. 국가 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부터 2011년 말까지 암 진단을 받은 사람 가운데, 2012년 1월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들이다. 국민 약 110만명이 암을 겪었다는 뜻인데, 45명 중 1명꼴이다.
현재 암 발생률로 평균수명 81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평생에 걸쳐 남성은 확률적으로 5명 중 2명, 여성은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 한 해 새로 진단받은 암 환자는 21만8017명이었다. 남성 환자(11만151명)가 여성(10만7866명)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2001년 이후 남성 암 환자는 1.8배 늘었고, 여성 환자는 2.2배 늘어 여성 암 환자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
암 환자가 느는 만큼, 치료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2007∼2011년에 진단받은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상대적 확률(5년 생존율·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 대비)은 66.3%(남성 57.6%, 여성 75.2%)로 지난 2001∼2005년에 진단받은 환자에 비해 12.5%포인트나 올랐다. 비교적 치료가 잘되는 갑상선암을 빼고 계산해도, 같은 기간 5년 생존율은 50.5%에서 59.5%로 개선됐다.
◇남성 암 환자 50대 후반부터 여성 앞질러
2011년 기준으로 남성은 위암(19.4%), 대장암(15.6%), 폐암(13.8%) 간암(11.1%)이 많았다. 이 암들은 모두 50대부터 많이 발생해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급증했다. 이 때문에 55세까지는 여성 암 환자가 더 많다가, 55세 이후 남성 암 환자가 급증해 여성 환자 수를 앞지르는 경향을 보였다. 70대 이후 남성에서는 폐암이 가장 많았다.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젊은 40대 후반에 유방암이, 50대에 갑상선암이 절정을 이루고, 이후 나이가 들수록 감소했다. 대신 50대부터 대장암과 위암이 많아졌다. 80대에 들어서면 폐암이 가장 많았다. 여성 전체를 보면 갑상선암(31.1%), 유방암(14.8%), 대장암(10.2%), 위암(9.5%), 폐암(6.1%) 순이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여성은 상대적으로 치료가 잘되는 갑상선암, 유방암이 많아서 5년 생존율이 남성보다 높다"며 "폐암의 경우에도 여성 환자는 비흡연자가 많아 항암제가 잘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러나 "대장암의 경우 여성의 5년 생존율이 남성보다 많이 떨어진다"며 "아무래도 여성들이 대장 내시경 검진을 꺼리다 보니 암을 늦게 발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