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만화거리 '재미로'

명동에서 남산 애니메이션 센터 450m 구간에 만화의 거리 '재미로'가 개통됐다. 19일 명동역 앞 소공원에서 박원순 시장의 축사로 만화 문화의 거리 '재미로'와 만화문화 공간인 '재미랑'이 문을 열었다. 학창시절 눈치를 보며 즐겨보던 만화가 이제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된 ‘뽀로로’를 비롯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어 한류 문화를 알리는 일등 공신으로 우뚝 솟은 것이다.

추운 날씨인데도 많은 시민과 만화 애호가들, 만화 작가들이 모여 만화의 인기를 짐작하게 했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달려라 하니> 이진주, <식객> 허영만, <찌빠> 신문수, <신과 함께> 주호민 등 원로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70여 명의 인기 작가들이 무상으로 제공한 콘텐츠로 이루어진 ‘재미로’는 만화의 저변확대와 관광,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시작점인 ‘상상공원’은 대표 한류 콘텐츠인 드라마 ‘궁’과 원작과의 이미지를 활용해 시민들과 관광객이 쉬어 가는 대형 쉼터로 조성되었고. 명동역 주변 호텔 벽면엔 이현세와 허영만 두 작가의 만화를 소개하는 만화 삼거리를 조성했으며, 인근 공사장 가림막엔 강풀을 비롯한 다음 웹툰 추천작이 전시되어 있다.
 
만화 언덕은 남산 거리의 특징인 옹벽을 활용해서 이현세, 허영만, 황미나 등 40여명의 대표 작가들이 콘텐츠 사용 기부로 작품 속 캐릭터를 전시하고, 곳곳의 전봇대 지주에는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명대사를 써넣어서 그 시절을 회상케 하기도 한다. 계단이나 낡은 벽에는 만화 캐릭터를 위트 있게 그려 넣어 삭막하고 낙후된 거리에 재미를 불어넣기도 했다.
 
만화 문화공간인 ‘재미랑’은 원로, 현역, 신인 작가를 가리지 않고 잊고 있던 작품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코너이다. 개관 기념으로 ‘만화네 집들이’가 내년 4월까지 열리고 있으며 웹툰 발달에 힘입어 한류 콘텐츠로 활약하게 된 만화가 9명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앞으로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토크쇼와 사인회, 만화가들이 음악 공연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이색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