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법 어떻게 달라졌나
우리나라 상속법은 민법 시행일인 1960년 1월 1일 이후 두 차례 개정됐다. 초기 민법은 피상속인의 딸과 배우자는 아들의 절반을 상속받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특히 '호주(戶主)'를 승계한 자에게는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는 규정이 있어 아들과 딸을 각각 1명씩 두고 사망한 피상속인의 아내는 상속재산의 5분의 1만 받을 수 있었다.
1977년 민법 개정에서는 아들과 딸의 상속분을 동일하게 바꿨고, 남편이 사망했을 경우 아내에게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는 조항이 신설돼 아내의 상속분이 조금 늘어나게 됐다. 1990년 민법 개정으로 호주 승계에 따른 상속분 가산제도가 폐지되면서 상속법은 생존배우자가 자녀의 1.5배를 상속받는 지금 모습을 갖췄다.
이후 평균수명이 늘어 자식에 대한 상속보다는 배우자 상속분을 늘려 생존배우자의 생활 보장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대두됐고, 국회의원들의 개정안(案) 발의도 잇따랐다. 이에 법무부는 2006년 '피상속인 배우자의 상속분을 상속재산의 5할로 한다'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법무부의 개정안은 배우자 상속 강화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의 비판을 받았다. 상속을 '자녀에 대한 재산 분배'의 개념으로 보던 우리 법 감정에 맞지 않고, 자녀가 1명인 경우 배우자가 가질 수 있는 상속재산이 종전 5분의 3에서 2분의 1로 줄게 되는 등 배우자 상속의 강화를 도모한다는 개정 취지에 역행한다는 이유였다. 이후 상속법 개정안은 2008년 5월 17대 국회 폐회와 함께 자동 폐기되면서 결실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