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세간의 화두어인 ‘안녕들 하십니까?’는 안녕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안녕한 사람이 있으면 안녕하지 못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며 안녕한 사람보다는 안녕하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경우가 많다. 요즈음 한창 진행 중인 대학교 입시의 경쟁률을 보아도 합격자보다는 불합격자가 많으며 취업 경쟁률을 보아도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이니 어찌 안녕하겠는가?
연말 기업의 승진 인사 시 자주 접하는 역대 최대의 임원 승진 인사라는 말은 역대 최대 인원의 임원이 퇴직한 것이며 불황 업종 및 실적 부진 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구조 조정과 희망퇴직에 직장인들은 얼마나 안녕하겠는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1년 기준 기업의 소멸률(소멸기업을 활동 기업으로 나눈 값)이 12.9%에 이르며 그중에서도 시니어들이 퇴직 후 가장 많이 진입하는 예술, 스포츠, 여가 업은 21.4%, 숙박?음식점 업은 20.2%로서 음식점, 여관, 노래방, 스크린 골프장 등이 여기에 속하니 자영업자들 또한 안녕할 수가 있겠는가?
일반적으로 50대에 들어서는 고교 졸업 30주년 행사는 의미 있게 거행하는데 한 고교에서 ‘자녀들이 제 나이에 맞추어 현재의 위치를 찾고 있는가?’ ‘현재까지 가장으로서 직장을 갖고 있는가?’ ‘집안에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는가?’ 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모두 다 편안한 사람이 30%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안녕하지 못하다 보니 만나서 나누는 인사 또한 Good-morning, Good-afternoon, Good-evening 등의 좋은 아침, 점심, 저녁이 아닌 어느 때에 만나도 별 탈 없이 안녕 하느냐하는 인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그간 무사히 잘 지냈느냐고 묻는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의 인사말을 생각해보면 안부의 의미보다는 ‘별일 없지?’ ‘누구는 안녕하고?’ 마치 별일이 있고 별 탈이 생기는 게 정상인데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픈 인사인 듯한 느낌이다.
마치 상대방의 안녕하지 못함이 자신에게 위안이 되고픈 바람인 듯하다. 사업을 하는 지인과의 만남에서 ‘요즈음 사업 잘되시지요?’ - 마치 사업이 안되어 자신보다 편안해서는 안 된다.
대학 입시 자녀를 둔 지인과의 만남에서 ‘누구는 공부 잘하지요?’ - 마치 공부를 못하거나 입시에 실패하여 자신의 자녀보다 못해야 한다. 회사에 다니는 가장의 부인과의 만남에서 '누구 아빠는 안녕하시지요?' - 마치 회사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퇴직을 당해 자신의 남편이 상대적 우위에 있어야 한다.
그러한 인사의 배경은 4가지 생각에 근거한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남의 불행이 나의 불행,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 남의 행복이 나의 행복' 우리의 많은 대화 중에 대화 당사자인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러한 남과 자신을 비교한 이야기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강대국 사이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수많은 침략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타인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가운데 자연스레 안녕과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었으며 전쟁의 폐허 속에 배고픔을 이기고 먹고 살기 위해 남과의 경쟁 속에 적자생존은 필연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급격한 경제 성장을 거치며 기회의 장이 열리어 무슨 수를 쓰든 남보다 먼저 내다보고, 머리 쓰고, 행동하여 기회를 잡은 자, 경쟁에서 이긴 자, 먼저 차지한 자가 인정을 받고 부와 권력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은 사람들은 편안하고 행복할까?
그들은 자신의 성장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자신과 같은 성장을 하는 자들이 두렵고 경계를 하게 되며 어떻게 하든 그들이 잘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그들이 잘 안 되는 것을 바라게 된다. 그러다 보니 그들 역시 자신의 방어를 위해 안녕한 날이 많지 않다.
많은 고객이 안녕하지 못하니 고객을 조금이라도 잠시라도 안녕하게 해주는 것이 사업 운영의 핵심 과제이다 즉 고객 만족, 감동, 기쁨, 행복을 창출해야 한다.
고객은 무엇으로 안녕할까?
1. MOT(Moment of truth)
고객은 구매에 있어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으며 실패의 원인으로 겉과 속이 다른 상품 내용과 영업 직원의 과장 광고 및 언행으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이야기한다. 상품을 팔기 위해서 보다 상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통해 진실을 주고받고 싶은 것이 고객의 바람이다. 그러한 진정성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매 순간 보이며 일관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므로 보여주고 보이기 위한 가식이 아닌 진심에 근거한 고객과의 관계가 고객을 안녕하게 만든다.
2. Value> Price
고객은 합리적 가격에 의한 소비를 원한다. 흔히들 외식할 곳을 찾으며 하는 말에 ‘00집은 가격에 비하여 품질과 서비스가 정말 좋아.’ ‘00집은 비싼 가격에 비해 품질은 영 아니야...’ ‘00집은 그 가격에 맞는 품질과 서비스야...’등 평가의 기준을 자신이 지불한 가격과 비교한다. 고객이 가장 안녕할 때는 느끼는 가치가 지불한 가격보다 높을 때이다.
3. 비교 우위
고객은 다른 고객보다 우월한 소비를 원한다. 자신이 구매한 상품을 타 고객이 우월한 조건에 구매하거나 타 고객이 우월한 서비스를 받는다면 고객은 차별을 당했다 생각하거나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판매의 기준을 정했다면 기준을 지켜야 하며 기준에 대한 추가 서비스는 공개적으로 행하여야 하며 불리한 조건의 구매 고객에게도 보상받을 기회를 마련하여 주어야 한다.
고객의 안녕은 곧 사업의 안녕이요 사업주의 안녕이다. 고객을 안녕하게 하려는 노력이 사업 성공의 기본이고 기반이 된다. 한 번 더 다짐해 보자 ‘고객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