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3개년(경제 혁신) 계획 만든다고? 반발로 끝날 뿐"
입력 : 2014.01.08 22:35
[강봉균 前 재정경제부 장관, 긴급 대안 제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도 의견 수렴하느라 1년반 걸려
民官 공동위원회 만들어 이해 당사자들 갈등 줄여야
"어제(7일) 경제부총리가 2월 말까지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만들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도 의견 수렴하느라 1년6개월이 걸린 일이었습니다. 의견 수렴을 못 한 계획은 반발로 끝날 뿐입니다."
강봉균(건전재정포럼 대표·사진)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정부의 경제팀이 일하는 방식에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수립 의사를 밝히자 바로 다음 날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2월 말까지 계획을 내놓겠다"고 한 것을 영 마뜩지 않아 했다. 강 전 장관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1987년 제6차 경제사회 발전 5개년 계획 수립 때 경제기획국장을 지내는 등 장기 경제정책 설계 분야의 전문가다.
강 전 장관은 8일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가 서둘러 3개년 계획을 만들다가는 국회에 막혀 경제정책이 허송세월한 지난 1년과 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민관 공동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 충분하게 한 6개월 동안 이해가 대립하는 지점을 뽑아내고 토론해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강 전 장관은 "과거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때는 정부가 목표를 제시하고 끌고 나가면 국민이 협력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각 경제주체의 힘이 강해져서 정부가 뭐 하겠다고 발표해서 정책이 이뤄지는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정책이 힘을 받으려면 이해가 얽혀 있는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토론을 하고, 중립적 학자나 국민이 억지를 부리는 쪽이 어디인지 판단하도록 해야 된다"며 "이 과정을 생략하고 정부가 혁신 과제를 열거하고 밀어붙여 봤자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철도 파업을 사례로 들었다. 강 전 장관은 "국민은 철도 파업이 일어나고 나서야 철도노조가 국가 경제를 망가뜨리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뒤늦게 알았다"며 "정부가 사전에 이해 당사자들을 불러 토론에 부치고 이런 과정이 언론을 통해 중계돼 국민이 미리 그런 내용을 알았다면 철도 파업이 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철도 개혁 하나만 가지고도 난리가 나는데, 과거 방식을 고수하면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된 수많은 공공 기관 개혁은 어떻게 추진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민관 공동위에 올릴 토론 주제는 갈등 요소가 많은 정책이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고용을 늘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 강 전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를 취업 기간 3년이 지났다고 내쫓는 게 아니라 영주권을 주고 국내에서 결혼해 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논쟁적 정책을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격 진료, 병원 자회사 설립 허용 등 보건·의료 규제 완화는 의료계가 반대하고, 직원 복지 제도를 바꾸는 등의 공기업 개혁은 노조가 반대할 텐데 이 역시 사전에 민관 공동위에서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 과정에서 반드시 합의를 볼 필요는 없으며, 이 과정에서 국민이 어느 쪽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만 알게 해도 정책의 추동력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만들겠다고 한 후 잠재성장률 4%니, 소득 4만달러니 하는 목표 숫자에 관심이 몰리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계획 수립 과정이 '밀어붙이기' 방식으로 가는지 '의견 수렴' 방식으로 가는지에 따라 계획 실행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균(건전재정포럼 대표·사진)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정부의 경제팀이 일하는 방식에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수립 의사를 밝히자 바로 다음 날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2월 말까지 계획을 내놓겠다"고 한 것을 영 마뜩지 않아 했다. 강 전 장관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1987년 제6차 경제사회 발전 5개년 계획 수립 때 경제기획국장을 지내는 등 장기 경제정책 설계 분야의 전문가다.
강 전 장관은 8일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가 서둘러 3개년 계획을 만들다가는 국회에 막혀 경제정책이 허송세월한 지난 1년과 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민관 공동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 충분하게 한 6개월 동안 이해가 대립하는 지점을 뽑아내고 토론해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강 전 장관은 "과거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때는 정부가 목표를 제시하고 끌고 나가면 국민이 협력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각 경제주체의 힘이 강해져서 정부가 뭐 하겠다고 발표해서 정책이 이뤄지는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정책이 힘을 받으려면 이해가 얽혀 있는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토론을 하고, 중립적 학자나 국민이 억지를 부리는 쪽이 어디인지 판단하도록 해야 된다"며 "이 과정을 생략하고 정부가 혁신 과제를 열거하고 밀어붙여 봤자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철도 파업을 사례로 들었다. 강 전 장관은 "국민은 철도 파업이 일어나고 나서야 철도노조가 국가 경제를 망가뜨리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뒤늦게 알았다"며 "정부가 사전에 이해 당사자들을 불러 토론에 부치고 이런 과정이 언론을 통해 중계돼 국민이 미리 그런 내용을 알았다면 철도 파업이 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철도 개혁 하나만 가지고도 난리가 나는데, 과거 방식을 고수하면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된 수많은 공공 기관 개혁은 어떻게 추진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민관 공동위에 올릴 토론 주제는 갈등 요소가 많은 정책이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고용을 늘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 강 전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를 취업 기간 3년이 지났다고 내쫓는 게 아니라 영주권을 주고 국내에서 결혼해 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논쟁적 정책을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격 진료, 병원 자회사 설립 허용 등 보건·의료 규제 완화는 의료계가 반대하고, 직원 복지 제도를 바꾸는 등의 공기업 개혁은 노조가 반대할 텐데 이 역시 사전에 민관 공동위에서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 과정에서 반드시 합의를 볼 필요는 없으며, 이 과정에서 국민이 어느 쪽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만 알게 해도 정책의 추동력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만들겠다고 한 후 잠재성장률 4%니, 소득 4만달러니 하는 목표 숫자에 관심이 몰리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계획 수립 과정이 '밀어붙이기' 방식으로 가는지 '의견 수렴' 방식으로 가는지에 따라 계획 실행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