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 남자에게 가방이란, 컨테이너이자 청진기

'알다시피 프로이트는 여성의 성기로 해석했어. 사실은 항상 들고 다니면서 서로에게 과시하는 재산이나 지참금과도 같지. 자랑스러운 권력의 신호랄까? (중략) 남자에게 가방은 충동의 대상은 아냐. 그건 남자의 물건을 운반하는 컨테이너이자, 구두처럼 주인의 개인사를 드러내는 청진기니까.'

남자의 가방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색다른 전시가 3월 30일까지 서울 가로수길 백스테이지(Bagstage)빌딩 '갤러리 0914'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대표 가방 회사 '시몬느'가 주최하는 '가방을 든 남자전(展)'이다. 전시를 기획한 남성 패션 전문지 GQ의 편집장 이충걸씨는 여자가 가방을 권력과 힘의 상징으로 꾸준히 욕망해 왔다면, 남자의 가방엔 언제나 그 남자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 녹아 있고, 따라서 남자의 가방엔 인생의 무게와 비애, 슬픔이 있다고 해석한다. 그는 "남자에게 가방은 그 자체로 통과의례를 대변한다"고 얘기한다.

전시는 마틴 루서 킹, 비틀스, 존 말코비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안철수씨 등이 가방을 든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한편 사진가 이신구, 설치미술가 플레이플렉스(playplex), 비주얼 아티스트 275C 등이 남자의 가방을 소재로 작업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무료. 문의 (02)54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