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복원, 과학·전통 접목할 것"

"지금은 과학문명 시대 아닙니까. 숭례문 복구는 '우리 시대가 만드는 조선의 숭례문'이었는데, 너무 전통 기법에만 연연한 측면이 있습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의 숭례문 부실 복구 논란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나 청장은 지난달 본지가 연재한 '문화재 복원, 전통을 넘어 과학으로' 시리즈에 대해 "명확한 분석이고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과학문명 시대인 지금, 최고의 과학기술을 활용하면서 전통 기법을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복원의 철학과 방법을 공론화하고 다양한 의견, 방법을 절충해 합의를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단청 등 이미 끊긴 전통 기법을 되살리려다 부실 논란이 일어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지금 남아 있는 전통 기법이 100%의 전통 기법은 아니다. 앞으로 감사원 감사와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 종합적인 결과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합리적·효율적 복원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 청장은 "문화재를 복원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정신을 담아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제 개인 의견보다 각계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여러 방법을 검증하겠다. 공론의 장을 통해 합리적 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생략되면 앞으로도 똑같은 논란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청장은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으로 추진 중인 이동식 물막이 시설 '카이네틱 댐'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새로운 대안이 없다"면서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