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1년간의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을 텐데, 새해의 계획을 세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고 정리하는 일이다. 2013년 계사년 한 해 동안 비뇨기과에 있었던 핫이슈를 정리 해봤다.
1. 비뇨기과 명칭 변경
비뇨기과가 2013년 전공의 확보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비뇨기과가 최악의 위기상황에 도달하자, 학회 차원에서 이미지 개선 및 진료 영역 정립에 박차를 가하고자, 기존의 비뇨기과를 개명하고 새 이름 찾기에 나섰다.
요로생식의학과, 요로성의학과, 비뇨건강의학과, 배뇨생식기과, 남성건강의학과, 남성건강증진과, 남성생식의학과, 생식기의학과, 성생리과, 성의학과, 성요로의학과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배뇨장애부터 신장질환, 성의학까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비뇨기과의 특징을 함축할 수 있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명칭 개정에 결국은 성공하지 못하고, 계속 비뇨기과의 과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 비뇨기과 여의사 전성시대?
영화 ‘결혼전야’ 비뇨기과 여의사 김효진, ‘발칙한 그녀 까칠한 그놈’은 비뇨기과 여의사 강예원, 중년의 성 트러블에 고민하는 남자에 섹스 테라피를 하는 연극 ‘비뇨기과 미쓰리’의 이유린 등 그야말로 영화, 연극에 비뇨기과 전문의를 표방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 한해였다.
‘비뇨기과’ 하면 성적으로 야릇한 느낌을 주어서 흥행에는 도움이 될수 있지만, 저자는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비뇨기과라고 하는 전문의료를 단지 흥미의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 같아서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3. 노인 성문화 축제
전국 최초로 경기도에서 노인 성문화 축제가 열렸다. 고령화 사회에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년의 성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홍보를 위해 마련되었고, 건강존, 성 체험존, 자기관리존 등 3개 존 10개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건강존에서는 비뇨기과 전문의에 의한 검진 및 건강한 성을 위한 상담까지 이루어져서, 건전한 노인 성문화를 위한 획기적인 축제로 평가되었다.
4. 조루증 치료제 전성시대
국내 한 제약업체가 개발한 경구용 조루증약 ‘칸데시아’(ped-1)의 국내 판권을 넘겨받은 국내 제약사가 저렴한 경구용 조루증약을 발매하기 시작함으로써, 2009년 이후 유일한 승인된 조루증약 '프릴리지'가 누리고 있던 독점 구조가 깨졌다. 다국적 제약사가 조루증 치료제인 프릴리지의 판권을 보유하여, 기존의 약품 가격을 할인하여 국내·외 제약사가 조루증약 시장에 야심 차게 뛰어들어서 그야말로 조루증 치료제는 치열한 경쟁체제에 돌입하였다.
조루는 남성의 30%가 조루증이라고 답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사정은 자율신경과 체신경계 모두가 연관되어 동시에 진행이 이루어지며, 신체적 컨디션, 주변환경, 상대방 여성에 대한 심적 부담감, 발기력 정도 등 대단히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므로, 발매된 조루증 시장의 승패 여부는 현재 진행형이다.
5. 비뇨기과에 출입한 연예인들
비뇨기과에서 치료받았다고 고백한 연예인들이 가장 많은 한해였다. 개그맨 전유성이 전립선 치료를 위해 비뇨기과에 다니고 있다고 방송에서 고백하였고, 개그맨 김수용이 유재석의 포경수술 사실도 폭로해서, 신인이던 유재석을 데리고 비뇨기과에 가서 포경수술을 했다는 과거 일화를 공개, 개그맨 정종철의 부인은 남편의 정관수술 사실을, 가수 신해철 또한 본인이 비뇨기과에서 정관수술 받은 사실을, 탤런트 박재훈은 전립선암으로 비뇨기과에서 치료받은 사실을 얘기하면서 “남자들은 건강한 때일수록 비뇨기과에 자주 가서 체크를 해 봐야 한다”고 조언까지 했다.
방송에서 쏟아지는 비뇨기과에서 치료받은 연예인들을 보면서, 실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예인들이 비뇨기과를 다녔다고 해도 그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비뇨기과는 절대 숨기거나 창피해하는 진료영역이 아니라, 중년 이상의 남성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드나들어야 하는 곳으로 인식이 된 것 같다.
6. 발기부전 처방은 비뇨기과 전문의!
발기부전약은 당연히 전문의약품이므로, 비뇨기과 전문의가 처방해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내과, 정형외과 등 타과전문의뿐만 아니라, 일반의사에 의해서도 처방이 많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비뇨기과 학회, 비뇨기과 개원의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2013년도 상반기에 처음으로 비뇨기과 전문의에 의한 발기부전약 처방이 일반의에 의한 발기부전약 처방을 초월하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발기부전처럼 전문성을 요하는 질환의 치료는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에게서 처방 및 꾸준한 관리를 받아야지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
<글 = 대구 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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