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2주 전, 오전 9~11시 은행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조심하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인진원)은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 걸려온 보이스피싱(전화 금융사기) 전화 6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전화들은 실제 은행·경찰·검찰·114 등의 번호로 걸려오지만, 발신지를 추적해보면 사실은 중국 등 외국에서 전화번호를 조작해 걸어오는 사기 전화다. 인진원은 작년 1월 말 자동 차단 시스템을 구축, 총 59만6350건의 사기 전화를 이용자들이 받기 전에 중간에서 차단했다고 밝혔다.
차단한 사기 전화를 분석해보니 설과 추석 등 명절을 2주 앞둔 시점에 특히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엔 하루 평균 2297건을 차단했지만, 이 수치가 명절 연휴 2주 전에는 평균 3633건으로 58%나 급증했다. 전인경 침해사고탐지팀장은 "명절 전에는 금융 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데다 직장인들이 보너스 등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 주 타깃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 연휴를 2주 앞둔 지금이 보이스피싱을 가장 경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기 전화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집중되다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 다시 반짝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걸려온 전화 10통 중 9통은 금융기관의 번호를 사칭했다. 특히 국민은행을 사칭한 번호가 총 28만8350건으로 전체의 절반가량(48.3%)을 차지했다. 이어 전북은행(9만6268건)·SC제일은행(7만9965건) 등의 순이었다. 공공기관은 경찰청·대검찰청·안전행정부 등의 번호를 주로 사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