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물막이댐 '보류'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호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가변형 투명 물막이 시설(키네틱 댐)이 문화재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위원장 김동욱)는 16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울산시가 신청한 키네틱 댐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보류' 결론을 냈다.

보류 사유는 △가변형 투명 물막이는 한시적인 시설물이어야 하므로 한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제출할 것 △안전성 및 시공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전 검증계획을 제출할 것 등 두 가지다. 김동욱 위원장은 "이런 시설이 반구대 암각화 앞에 영구적으로 설치되는 데 대해 건축분과위원들은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한시적으로' 설치한다는 전제 아래 몇 가지 보완 사항을 (울산시에서) 받아서 앞으로 검토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키네틱 댐을 설치한 뒤 '언제' 해체할지 울산시가 구체적 계획을 제출해달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기술평가위원회에서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울산시가) 보완해서 제출하면 그 결과를 가지고 향후 검토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댐 제안자인 함인선 선진엔지니어링 대표는 "투명막 암벽 부착 실물 모형을 제작해 실험한 후 결과를 제출하라는 뜻으로 안다"며 "모형을 제작해 실험하는 데는 2개월 정도 걸린다"고 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울산시에서 보완 사항이 제출되면 최종적으로는 건축분과를 포함한 관련 분과 합동회의를 개최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울산시가 제출한 키네틱 댐 규모는 길이 55m, 폭 16~20m, 높이 16m이며, 올해 10월까지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애초 울산시는 길이 40m 규모의 물막이 시설을 계획했지만, 최근 실시한 암각화 주변 발굴조사 결과 공룡 발자국 화석이 다수 발견됨에 따라 규모를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