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株 투자주의보… 상장폐지 우려에도 株價 올라

우선주가 이상하다. 최근 별다른 호재도 없이 며칠간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다가, 또 갑자기 주가가 뚝 떨어지곤 한다. 상장 폐지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어서 더욱 문제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의 가격이 왜곡돼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장 폐지 우려에도 주가 뛰어

한국거래소는 우선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우선주 퇴출제도'를 시행했다. 시가총액 5억원 미만인 종목이 대상이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해 12월 9일 SG충남방적우가 상장 폐지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고려포리머우·동방아그로우·수산중공우·에이치엘비우·대창우·쌍용양회2우B 등 7개 종목이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 폐지됐다.

새해부터는 우선주 퇴출 기준이 추가됐다. 상장 주식 수가 2만5000주 미만이거나, 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5000주 미만은 상장 폐지된다.

한국거래소는 새 기준에 따라 1월 2일부로 한신공영우·한솔아트원제지우·벽산건설우·동양철관우·아모레G2우B·세우글로벌우·사조대림우·대구백화우·SH에너지화학우·LS네트웍스우 등 우선주 10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 종목은 상장 주식 수가 2만5000주보다 적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6월 말까지 액면 분할, 신규 상장 등의 방법으로 주식 수를 늘리지 않으면 오는 7월 1일 상장 폐지된다.

그러나 상장 폐지 위험에도 일부 우선주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이상 급등했다. 한솔아트원제지우는 이달 7일부터 3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10일에는 5.4% 떨어졌다. 13일에는 9.4% 올랐다가 다시 14일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업에서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거래량이 적어 조금만 사고팔아도 상·하한가를 기록하는 것도 문제다.

한솔아트원제지우가 가격 제한 폭까지 오른 1월 8의 거래량은 833주로 상장된 주식(2만2505주)의 3.7%에 불과했다.

벽산건설우는 이달 들어 103.1%나 상승했다. 벽산건설의 대주주가 대한주택보증으로 바뀌자 매각이 재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우선주도 올랐다. 벽산건설이 매각되더라도 우선주의 주식 수는 그대로여서 상장 폐지될 위험은 같지만,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상장 폐지된 우선주에서도 나타났었다. 고려포리머우는 지난해 9월 16일 58만6000원이었으나, 이후 상한가를 11일(거래일 기준) 연속 기록하며 이상 급등해 10월 10일에는 279만9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퇴출을 피하지 못했고, 정리매매 마지막 날 1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치고 상장 폐지됐다. 시가총액 5억원을 넘기기 위해 회사에서 주가를 부양할 것이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잘못된 믿음이 원인이었다.

◇우량한 우선주는 투자할 만

전문가들은 우선주는 시가 배당률이 높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우량한 우선주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어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지만, 신규 순환출자 금지로 기업 지배 구조가 개선되고, 대주주의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로 기업 투명성이 높아져 우선주의 단점이 해소된 점도 긍정적이다.

시가총액이 높은 우선주들은 같은 종목의 보통주보다 지난해 1년간 주가가 더 많이 상승했다. 현대차우는 지난해 80.4% 올라 8.2% 상승한 현대차보다 상승률이 72.2%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삼성화재우는 74.6% 상승했는데, 삼성화재는 18.8%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9.9% 내릴 때, 삼성전자우는 18.9% 상승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에 투자하려면 적정한 거래량이 유지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