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일본 제치고 첫 세계 2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활약으로 우리나라가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일본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우리나라가 지난해 연간 판매액 기준으로 사상 처음 일본을 추월하고 미국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게 유력하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 2위에 오른 것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한 1983년 2월 이후 31년 만의 쾌거이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iSuppli)'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판매액 규모(메모리·시스템 반도체 포함)를 3179억달러(약 334조원)로 추산했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501억달러(점유율 15.8%)어치를 팔아 일본(443억달러·13.9%)을 처음 앞질렀다. 김정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한국이 그동안 넘을 수 없는 '벽'이던 일본을 처음 제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경쟁력을 급속 상실한 일본의 전철(前轍)을 밟지 않으려면 메모리 반도체 중심에서 벗어나 의료·자동차용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등으로 제품을 적극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