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다. 토끼가 난리가 났다며 뛴다. 그러자 여우도 뛰고, 물고기도 팔딱대고, 호랑이도 곰도 다 허둥댄다. 숲의 모든 동물이 사방팔방으로 뛴다. 만약에 숲속이 아니라 10의 19乘(승) 개의 시간에,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가 든 유아의 머릿속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2007년에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의 신경학자 헨리 말크람과 카밀라 말크람 교수는 자폐를 '강렬한 세계 증후군'으로 발표한다. 자폐증(autism)에 대한 헨리 말크램의 상기의 연구는 기존의 연구와 크게 다르다. 말크램 교수의 연구 논문이 나오기 전에는 흔히 자폐를 '정신 지체'나 '정신 장애'로 여겼다. 2007년도에 헨리 말크람 교수는 자폐를 '초극도의 충전상태(super charged)', 또는 '과잉되게 작동(hyper functioned)'이라는 용어를 쓰며,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자극에 대해 '받아들이는 양이 많고, 학습이 굉장히 빠르다'고 말한다.
말크람 박사는 자폐가 자극에 대한 반응이 결여 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에 지나치게 눌린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자극이 입력되면, 그 자극에 대해 일반인이 받는 반응보다 훨씬 큰 반응을 느끼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출력으로서의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자폐의 일반적 증상은 세세한 것, 하던 것, 반복성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들이다.
기억의 결핍이나 감각기능의 결여가 아닌, 그 반대로 과잉의 문제라는 것을 그는 강렬한 세계 이론(intense world theory)'로 세상에 발표한다. 신경학자 말크람은 자폐아 아들이 있다. 같이 로잔 연방공대에서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부인과 재혼을 했다. 이들은 쥐의 뉴론(neurons)에 VPA(Valproic acid)를 주입하고는 사회성 행동 장애나 반복성 행동 장애를 보이는지를 연구한다. 이 약물은 발작조절 치료제라고 한다. 이 약을 복용한 임신부의 9%가 자폐아를 낳았다고 한다.
신경학자(neurologist) 헨리 말크론의 연구는 자폐자는 '반응이 더 많고, 너무도 빨리 공포감을 받고, 두려워할 대상체를 학습하는데 지나치게 빠르며, 과거의 위협적 상황이 지금 끝나도 이를 알아채는 데 느리다‘는 발표를 한다. 독일의 SAP사는 자사의 전체 65,000명의 1%는 자폐장애인으로 채용해 자사의 소프트웨어의 구석구석을 검사하고, 제품 검증자로 채용하려 한다는 로이터 통신사의 보도도 있다.
언어 학습도 생후 3년 내가 중대한 시기라, 이 기간 동안에 충분히 언어 자극에 노출되지 않으면 평생 구어는 더듬거리게 된다고 한다. 말크람은 자신의 뉴론에 대한 실험에 입각해 도출한 이론(강렬한 세계 이론, Intense world theory)이 맞는다면, 자폐아를 대하는 데 있어 큰 주의를 당부한다. 공격적이고,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주변인이 아주 평온한 마음으로 대해야 자폐아가 놀라지 않으면서, 세상으로 부드러운 심경으로 나가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말크람 박사는 말한다. 부모 욕심으로야 애들이 세상에서 꽃필 수 있게 모든 것을 잔뜩 주고 싶겠지만, 자폐아들은 세상에 대해 이미 충분히 '강렬한' 상태라 오히려 애들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독이 된다고 말한다. 이미 '세상에 강렬한데' 부모가 자꾸 그러면 애들에게 고통이 되고, 오히려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고 주의를 준다.
자폐는 '정신 지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한다. 자폐아 뇌속 회로가 '유전적으로 과도하게 뇌가 활발하고, 더 연결이 돼있고, (뇌의) 분자들이 더 빨리 학습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헨리 말크롬의 강렬한 세계 이론에 대해 아직 학계 전체가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토끼가 강렬히 뛰어도 그게 숲 전체가 같이 놀라 허둥지둥 뛸 일이 아니라는 것 같다.
말크람이 알려준 방법으로 숲의 토끼를 이해하고 다가가야 할 것 같다. 뇌과학의 연구를 그린 지도에 한국은 어느 정도의 흔적을 남기고 있고, 얼마나 빛을 내고 있는 지, 어떠한 색상을 칠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인용: matter, Maria Szalavitz/ Frontiersin/ Youtube /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518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