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지인인 혜자와 호량으로 산책한다. 장자는 '물고기가 평안히도 노네, 이게 물고기의 즐거움이지'라고 말한다. 이 말에 혜자는 '물고기도 아니면서 물고기의 즐거움을 어찌 안다고?'라고 말한다. 장자는 '자기가 나도 아니면서, 물고기의 즐거움을 내가 모른다고 어찌 그리 알고 있을까?'라고 대답한다. 혜자도 '나는 네가 아니기에, 진짜로 너를 알지 못한다! 너도 사실 물고기가 아니잖아, 그러니 네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 논쟁은 완벽하다고'라고 말한다. 장자가 말한다. '본래로 되돌아가 보자.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냐'는 너의 말은 네가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이미 알아서 내게 그리 질문한 거다. 난 호수(濠水)의 제방에서 그걸 알았지.'
(원문: 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莊子曰：「魚出遊從容，是魚樂也。」惠子曰：「子非魚，安知魚之樂」莊子曰：「子非我，安知我不知魚之樂」惠子曰：「我非子，固不知子矣；子固非魚也，子之不知魚之樂全矣。」莊子曰：「請循其本。子曰『汝安知魚樂』云者，已知吾知之而問我，我知之濠上也)
'마음이론(theory of mind)'은 자폐증의 특징으로 1979년 프리마트 우드러프가 만든 이론이다. 여기서 이론이라는 말은 '他人의 마음에 대한 이론(theories)을 만드는 인지적 능력'을 가리킨다. 흔히 샐리와 앤이라는 이름의 두 마리의 강아지로 상황을 설정한다. 먼저 샐리가 구슬(marble)을 한 개 물어 양동이에 넣고는 다른 곳으로 '떠난'다. 앤이 동일한 구슬을 상자로 옮긴다. 조금 뒤 샐리가 돌아오면 '구슬을 어디서 찾나요?' 라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하면 자폐아는 '상자에서 찾는다.'고 대답한다고 한다. 샐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장자의 秋水(추수)에 나오는 '물고기의 즐거움(魚之樂)'에 대한 논쟁이 이 자폐증 이론과 비슷하게 겹친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경학자이자 최대의 뇌 과학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의 헨리 말크람 교수가 뇌나 자폐증에 대해 하는 설명은 장자의 호접몽 같다. 호접몽이 꿈속과 세상이 서로 상대적이라면, 말크람 교수의 사고는 겉은 겉이고, 속은 속으로 섞이지 않는다.
2011년 11월 2일에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에서 주최한 '뇌에 대한 이해, 뇌는 정말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박사 출신의 헨리 말크람이 참석한다. 박사는 인간의 뇌는 자신이 연산한 것을 시각화한다고 설명한다. (박사는 몸 밖의 공간을 두 손으로 가리키며) 이곳이 시각화visualization)된다는 몸짓을 한다. 이런 게 일어나 있고, 또 분명히 그렇다고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는 아니라고 한다.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뇌 속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거고, 뇌는 이것을 밖으로 투사(project)한다고 말한다. 말크램 박사는 이 모든 머릿속의 전기적인 것들과 갑작스런 마술 같은 그림 간의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문제라고 말한다. 영화 매트릭스가 떠오른다.
박사는 이런 문제들을 이런 조각들을 합쳐 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뇌에 대한 이론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한다. 장자가 다시 살아나면 왜 깨웠냐고 투덜대지 않고, 스위스 행 항공기표를 끊고 거대한 뇌 과학 프로젝트를 보러 떠날 것 같다. 쥐 대신 물고기로 실험하자고 말크램에게 제안하지 않을까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