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가 만난 고수] "뭐든 사두면 오르는 시대 끝나… 눈높이 낮춰 중위험·중수익 추구"
입력 : 2014.01.23 16:25
펀드 전문가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
해외펀드·롱숏펀드·ETF 등 이용해 안정적 수익 나도록 포트폴리오 짜야
예금 2배 수익만 올려도 행복한 시대
종잣돈 아직 부족한 30~40대 투자자들, 투자 고민하다 직장 생활 그르칠 수도
이 시기 최고 투자는 자신에게 하는 것
"지난 20년 동안은 무엇이든 사두면 오르는 장이었죠.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그런데 앞으로는 그럴 것 같지 않아요.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아직도 오르는 관성에 젖어 수익률을 자신하지만 다 거짓말입니다."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49)는 올해 투자 전망을 묻자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부터 꺼냈다. 2000년대 중반 디스커버리 펀드로 펀드 열풍을 주도했고, 작년 4월 대신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뒤 1년도 안 돼 펀드 수탁액 3조원을 넘긴 운용업계의 스타에게서 나온 말치고는 재미가 없었다. 서 대표는 "대신자산운용의 목표는 꾸준한 수익률"이라며 "개인들도 수익률 하락을 예상해 눈높이를 낮추고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올해 대신자산운용의 목표는?
"낮은 수익률이라도 꾸준히 올리는 게 목표다. 1년에 3~5% 수익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3~4년 계속 된다면 의미가 크다. 이른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우리의 벤치마크 수익률은 시장이 아니라 은행의 정기예금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남의 돈을 운용해서 수익은 못 내고 수수료만 떼가는 것은, 돌팔이 의사가 환경과 체질을 핑계 대면서 병을 못 고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시장에 내놓고 있는 대표 상품은?
"롱숏펀드(상승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매수와 하락을 대비하는 매도를 동시에 구사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펀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의 방향성에는 베팅하지 않겠다. 수익률의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같은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라도 1년 내내 포장도로를 달리는 것과 비포장도로에서 출렁이면서 가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겠냐. 나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신자산운용의 롱숏펀드는 헤지펀드라 3억원이 넘는 거액 자산가만 들어갈 수 있지 않은가?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롱숏 전략으로 운용하면서도 소액 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이미 내놓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헤지펀드인 에버그린 롱숏펀드는 2000억원이 넘는 수탁액을 올리고 있다. 3개월 평균 수익률도 10%를 넘겨 순항 중이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작년 11월 출시된 대신 멀티롱숏펀드가 있다."
―올해 주식시장 전망은?
"(연초나 연말이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과거의 역동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 않으냐. 장이 내려가자니 유동성이 받칠 것이고, 올라가자니 성장 속도가 느려져 힘들 것이다."
―그래도 종목별로 보면 숨은 진주가 있지 않나?
"이미 시장에서 가려질 종목은 거의 가려졌다. 워낙 분석이 많이 되다 보니 저평가 우량주가 나오면 가치 이상으로 급등했다가, 급작스럽게 값이 떨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숨은 진주를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품은 많이 들지만 실제 투자자가 거두는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유망 업종이나 유망 종목을 찍어서 투자하는 전략은 권하고 싶지 않다."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예전처럼 대박이 날 주식 하나를 찾아서 들고 있는 것은 안 된다. 직접 투자를 하는 전업 투자자라면 방망이를 좀 짧게 잡고, 기대 수익률을 낮출 채비를 해야 한다. 주식시장을 매일 들여다보기 힘든 개인 투자자라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잘 고를 것을 권한다. 해외펀드, 롱숏펀드, ETF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 포트폴리오를 잘 짜야 한다. 요즘은 1년에 정기예금의 2배 수익률만 해도 행복한 시대다."
―장기 투자의 시대는 지난 것인가.
"묻어 놓으면 주식 오르던 시대는 끝났다. 장기 투자를 하고 싶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주변을 살피고 책을 보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어떤 산업이 살고 죽는지. 예를 들어 중국의 상품 유통 회사 같은 경우는 아주 매력적이다. 인터파크 주가가 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런 흐름을 살피는 것이 굉장히 어렵지만,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전업 투자나 펀드 투자보다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0~40대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한창 일할 나이에는 적은 돈의 주식 투자나 펀드 운용을 고민하다가 큰 것을 놓치기 쉽다. 종잣돈이 아직 부족한 40대 초반까지는 일단 직장에서 승부를 걸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주식 투자에만 잘못 신경을 썼다가는 직장의 평판도, 가족 간 유대도 놓치게 된다. 그 시기에 가장 빛나는 투자는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본인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할 수 있나?
"전 재산의 50%는 우리 회사 펀드에 넣었다. 나머지 15%는 장기 보험, 15%는 일반 현금 유동성, 20%는 부동산이다. 과거처럼 부동산에 올인하는 포트폴리오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결과도 신통치 않을 것이다. 내 투자 포트폴리오는 직업상 펀드에 편중돼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갈수록 금융 쪽 자산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49)는 올해 투자 전망을 묻자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부터 꺼냈다. 2000년대 중반 디스커버리 펀드로 펀드 열풍을 주도했고, 작년 4월 대신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뒤 1년도 안 돼 펀드 수탁액 3조원을 넘긴 운용업계의 스타에게서 나온 말치고는 재미가 없었다. 서 대표는 "대신자산운용의 목표는 꾸준한 수익률"이라며 "개인들도 수익률 하락을 예상해 눈높이를 낮추고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올해 대신자산운용의 목표는?
"낮은 수익률이라도 꾸준히 올리는 게 목표다. 1년에 3~5% 수익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3~4년 계속 된다면 의미가 크다. 이른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우리의 벤치마크 수익률은 시장이 아니라 은행의 정기예금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남의 돈을 운용해서 수익은 못 내고 수수료만 떼가는 것은, 돌팔이 의사가 환경과 체질을 핑계 대면서 병을 못 고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시장에 내놓고 있는 대표 상품은?
"롱숏펀드(상승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매수와 하락을 대비하는 매도를 동시에 구사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펀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의 방향성에는 베팅하지 않겠다. 수익률의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같은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라도 1년 내내 포장도로를 달리는 것과 비포장도로에서 출렁이면서 가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겠냐. 나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신자산운용의 롱숏펀드는 헤지펀드라 3억원이 넘는 거액 자산가만 들어갈 수 있지 않은가?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롱숏 전략으로 운용하면서도 소액 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이미 내놓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헤지펀드인 에버그린 롱숏펀드는 2000억원이 넘는 수탁액을 올리고 있다. 3개월 평균 수익률도 10%를 넘겨 순항 중이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작년 11월 출시된 대신 멀티롱숏펀드가 있다."
―올해 주식시장 전망은?
"(연초나 연말이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과거의 역동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 않으냐. 장이 내려가자니 유동성이 받칠 것이고, 올라가자니 성장 속도가 느려져 힘들 것이다."
―그래도 종목별로 보면 숨은 진주가 있지 않나?
"이미 시장에서 가려질 종목은 거의 가려졌다. 워낙 분석이 많이 되다 보니 저평가 우량주가 나오면 가치 이상으로 급등했다가, 급작스럽게 값이 떨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숨은 진주를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품은 많이 들지만 실제 투자자가 거두는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유망 업종이나 유망 종목을 찍어서 투자하는 전략은 권하고 싶지 않다."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예전처럼 대박이 날 주식 하나를 찾아서 들고 있는 것은 안 된다. 직접 투자를 하는 전업 투자자라면 방망이를 좀 짧게 잡고, 기대 수익률을 낮출 채비를 해야 한다. 주식시장을 매일 들여다보기 힘든 개인 투자자라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잘 고를 것을 권한다. 해외펀드, 롱숏펀드, ETF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 포트폴리오를 잘 짜야 한다. 요즘은 1년에 정기예금의 2배 수익률만 해도 행복한 시대다."
―장기 투자의 시대는 지난 것인가.
"묻어 놓으면 주식 오르던 시대는 끝났다. 장기 투자를 하고 싶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주변을 살피고 책을 보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어떤 산업이 살고 죽는지. 예를 들어 중국의 상품 유통 회사 같은 경우는 아주 매력적이다. 인터파크 주가가 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런 흐름을 살피는 것이 굉장히 어렵지만,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전업 투자나 펀드 투자보다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0~40대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한창 일할 나이에는 적은 돈의 주식 투자나 펀드 운용을 고민하다가 큰 것을 놓치기 쉽다. 종잣돈이 아직 부족한 40대 초반까지는 일단 직장에서 승부를 걸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주식 투자에만 잘못 신경을 썼다가는 직장의 평판도, 가족 간 유대도 놓치게 된다. 그 시기에 가장 빛나는 투자는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본인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할 수 있나?
"전 재산의 50%는 우리 회사 펀드에 넣었다. 나머지 15%는 장기 보험, 15%는 일반 현금 유동성, 20%는 부동산이다. 과거처럼 부동산에 올인하는 포트폴리오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결과도 신통치 않을 것이다. 내 투자 포트폴리오는 직업상 펀드에 편중돼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갈수록 금융 쪽 자산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